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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제재에 ‘단기납 종신보험’ 매력 떨어져, 생보사 다음 격전지는 건강보험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4-03-08 15: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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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두고 펼쳐진 '환급률 과당경쟁'에 다시 한 번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납 종신보험 상품의 매력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보사들은 올해 건강보험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당국 제재에 ‘단기납 종신보험’ 매력 떨어져, 생보사 다음 격전지는 건강보험
▲ 2023년 12월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위-금감원-보험회사CEO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금융위원회>

8일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0년 시점 기준 최대 135%까지 올랐던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은 향후 110%대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급률이란 종신보험 원금 대비 이자의 의미로 더 주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환급률이 낮아지면 고객들로서는 종신보험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다음 주 생보사에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을 하향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에도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에 제재를 가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단기납 종신보험의 납입기간이 끝나는 5·7년 시점 환급률이 100%를 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당시 일부 생보사에서 5년납 상품의 납입완료 시점 환급률이 106%인 종신보험이 나올 정도로 환급률 경쟁이 과열됐다.

생보사는 금감원 지도에 따라 납입완료 시점 환급률을 낮췄지만 거치 기간을 거친 뒤 10년 차에 높은 환급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상품을 출시했다.

이런 방식을 적용한 상품에서도 10년차에 최대 135% 수준의 환급률이 적용되는 등 치열한 경쟁은 이어졌다.

생보사들이 이처럼 단기납 종신보험에 열을 올린 이유는 지난해부터 도입된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의 영향이 크다.

IFRS17을 적용하면 저축성보험을 부채로 인식하는 까닭에 실적을 챙겨야 하는 생보사 입장에서는 보장성보험에 주력한 것이다.

짧은 납입기간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수요도 맞물렸다.

기존 종신보험은 통상 납입기간이 10~30년으로 길고 상품을 가입할 때는 대체로 20년 이상의 납입기간을 설정했다. 그러나 최근 판매되는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5년이나 7년으로 비교적 짧다.

게다가 사망보장이라는 종신보험의 혜택을 챙기면서 일정 기간을 충족했을 때 100%이상의 환급률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급률이 110%대로 낮아지면 상품의 매력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바라본다.

앞서 5·7년차 환급률을 제한한 가이드라인 조치에 따라 생보사는 현재 10년차 환급률을 기준으로 경쟁하고 있는데 '10년차에 110%'라는 환급률은 고객들의 기대치에 부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사망보장과 환급률을 모두 챙기고 싶은게 아니라 사망보장만 원하는 고객이라면 환급률이 낮은 대신 보장금액이 큰 다른 종신보험 상품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생보사들은 금융당국 제재로 점차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단기납 종신보험 중심 보장성 포트폴리오를 벗어나 건강보험 상품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단기납 종신보다는 건강보험 상품 쪽에서 생보사들의 경쟁이 치열히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업계 1,2위로 꼽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이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건강보험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달 4일부터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2'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앞서 1월에는 건강보험 신상품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을 출시했다.

 
당국 제재에 ‘단기납 종신보험’ 매력 떨어져, 생보사 다음 격전지는 건강보험
▲ 한화생명이 올해 1월 출시한 'The H 건강보험'이 누적판매 10만 건을 달성했다. <한화생명>

한화생명도 건강보험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월 출시한 ‘The H 건강보험’은 43일 만에 누적 판매건수 10만 건을 달성했다.

한화생명은 2021년 4월 물적분할 이후 최초로 월별 신계약건수 10만 건을 돌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에 제동이 걸리면서 생보사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건강보험으로 선회한 것이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건강보험 신계약의 단단한 흐름만 유지할 수 있다면 단기납 종신보험 축소가 보험계약마진(CSM)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며 “단기납 종신 판매 감소에 따른 유동성 확보 이슈에 잘 대응할 수 있는 회사에는 부정적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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