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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이 중국기업과 합작을 꺼리는 까닭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8-01 14: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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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이 중국기업과 합작을 꺼리는 까닭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개장한 롯데백화점 중국5호점에서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중국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롯데쇼핑의 해외사업 성과가 좋지 않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신 회장은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다른 기업은 현지화를 고려해 합작진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데 전혀 다른 태도다. 왜 그럴까?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2분기 실적도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쇼핑 2분기 추정매출은 7조24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업이익은 10.2% 줄어든 3720억 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런 전망 탓에 롯데쇼핑의 주가는 연초보다 30% 이상 떨어진 상태다.

롯데쇼핑의 실적부진은 내수경기 침체 영향도 있지만 해외사업 적자도 크게 작용한다.

삼성증권은 “해외 백화점 부문에서만 1분기에 2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2분기에 적자폭이 200억 원대 중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해외마트 적자도 1분기 330억 원에서 2분기 200억 원대 후반으로 소폭 줄어들겠지만 지난해에 비해서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는 롯데쇼핑이 올해 해외사업부문에서 1900억 원 정도의 영업적자를 봐 지난해 1200억 원보다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롯데쇼핑은 이미 1분기에만 해외마트 5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동빈 회장은 중국사업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신 회장은 선양의 ‘중국판 롯데월드’인 롯데타운에 3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곳에 쇼핑몰뿐 아니라 테마파크, 호텔, 아파트 등이 차례로 들어선다.

중국사업을 펼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현지화다. 중국인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은 대개 중국에 진출할 때 중국 현지기업과 가능한 돈득한 관계를 맺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신 회장은 “절대 합작법인을 만들어서 진출하지 말라”고 원칙을 세워놓고 롯데그룹 중국사업의 지침으로 삼고 있다.

이는 롯데그룹이 중국에 처음 진출할 때 돈득한 파트너십을 노려 중국기업과 합작했다가 크게 데인 경험에서 비롯된다.

롯데쇼핑은 2008년 중국 부동산회사인 정갈은태백화 유한공사와 함께 ‘인타이 롯데백화점’ 법인을 차렸다. 지분을 50대 50으로 투자한 합작투자 형식이었다. 두 회사는 베이징 한복판에 야심차게 ‘중국 1호’ 롯데백화점인 왕푸이점을 열었다.

그러나 두 회사는 경영방식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인타이 롯데백화점의 형광등 하나를 갈더라도 중국기업의 허락을 받아야 될 정도였다.

결국 인타이 롯데백화점은 실적부진에 시달렸고 롯데쇼핑은 2012년 중국기업과 결별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인타이 롯데백화점의 차입금 400억 원을 모두 부담해야 했다.

  신동빈이 중국기업과 합작을 꺼리는 까닭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관계자는 “유통사업은 상황에 맞춰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에 빠르게 변화를 줘야 하는데, 중국 쪽 합작사가 중간에서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가 유통업계 전문가인데 지분이 반반이다 보니 간섭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그뒤 중국에 연 롯데백화점은 모두 단독으로 운영했다. 롯데마트 역시 현지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직접투자하는 형식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나섰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실적이 줄어들더라도 중국시장 확장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한중 경제통상협력 포럼’에서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해외 백화점 인수나 투자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중국에서 사업확대를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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