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들이 밸류업 정책과 반도체업황 반등 기대감 속에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만 10조 원 넘게 국내주식을 사들이면서 국내증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

외국인투자자들은 연초부터 주가순자산배율(PBR)이 낮은 종목과 반도체주 중심으로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 같은 흐름이 3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역대급 매수로 증시 돌아온 외국인 원픽은, 밸류업-현대차 반도체-SK하이닉스

▲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지난달 코스피시장에서 8조 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2월 한 달 동안 8조26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월 단위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 이후로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감에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순매수세를 이어왔는데 올해 들어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렸다.

특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도입을 예고한 1월19일부터는 이날까지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1월 초 대규모 선물 순매도로 국내증시 하락세를 이끌었던 것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주주환원에 집중하면서 저PBR 업종에 대한 꾸준한 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현대차가 외국인 순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에는 2월 한 달 동안 외국인 자금 1조7057억 원 가량이 유입됐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주는 저PBR과 호실적에 힘입어 최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삼성물산(5321억 원), 기아(4873억 원), 하나금융지주(1903억 원), 삼성생명(1610억 원) 등 금융·자동차·지주 종목이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급 매수로 증시 돌아온 외국인 원픽은, 밸류업-현대차 반도체-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가 2월 순매수 상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업황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반도체주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외국인투자자는 2월 한 달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1454억 원어치 순매수하면서 두 번째로 많이 샀다. 

전세계 인공지능(AI) 랠리가 이어지면서 AI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는 SK하이닉스로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수준을 다시 쓰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와 함께 대표 반도체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는 외국인투자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1월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지만 2월에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는 2월 5042억 원어치 순매수하면서 네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저PBR 투자가 주목받으면서 삼성전자 대비 배당매력이 높은 삼성전자우가 주목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증시 영향력이 높은 외국인투자자가 이들 업종에 주목하면서 3월 이후에도 국내증시를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한국 주식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세 가지 분야(반도체‧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성장주)는 모두 외국인들이 사고 있는 주식이다”며 “3월에는 이들 세 분야에 대한 외국인 선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반도체, 저PBR주, 성장주가 순환하며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