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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디스플레이 흔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09-23 13: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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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팬디스플레이 흔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일본정부가 재팬디스플레이에 자금지원을 중단하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돼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대만 홍하이그룹이 올레드패널 진출 가속화를 위해 재팬디스플레이의 기술력 확보를 노리고 있는 만큼 지분을 인수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 재팬디스플레이 운명 안갯속으로

23일 외신을 종합하면 일본정부가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지분을 매각하고 패널사업을 국가 경쟁산업으로 육성하려던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재팬디스플레이가 2년째 적자를 이어오며 점점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일본이 패널사업에 반드시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JC)는 실적부진을 겪던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의 디스플레이사업부를 2012년 통합해 재팬디스플레이를 설립한 뒤 꾸준히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샤프가 경영난으로 대만 홍하이그룹에 인수된데다 재팬디스플레이가 최근 추가지원을 요청하는 등 디스플레이 업황부진이 현실화되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재팬디스플레이 흔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 혼마 미츠루 재팬디스플레이(JDI) CEO.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의 LCD를 공급하며 대부분의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 판매량이 둔화하는데다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을 채용할 가능성이 나와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재팬디스플레이는 애플과 동반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는 지금의 사업구조로 유지될 수 없다”며 “산업혁신기구가 보유한 지분 35.6%를 외국기업에 매각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혁신기구가 샤프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홍하이그룹에 기회를 빼앗긴 것도 이런 결정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하이가 샤프와 기존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이노룩스의 시너지로 패널업계의 새 강자로 떠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재팬디스플레이는 지금의 사업구조로 사실상 독자생존이 어렵다. 기술력에서도 한국 디스플레이업체에 뒤처지는 만큼 올레드패널 등 신사업으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재팬디스플레이의 앞날이 불투명해지며 운영자금 확보에 차질을 빚으면 LCD패널 공급이 줄어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에 공급비중을 늘리며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세계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올레드 전환이 빨라져 삼성디스플레이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의 디스플레이산업은 한국에 패권을 내주게 됐다”며 “샤프에 이어 재팬디스플레이마저 외국에 넘어가면 일본정부는 신산업분야 육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홍하이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홍하이그룹이 일본 샤프에 이어 재팬디스플레이의 지분마저 인수하며 디스플레이업계 절대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꼽히는 타이정우 샤프 신임 사장은 최근 일본정부에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가 연합해 올레드패널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내놓았다.

자회사인 이노룩스와 샤프가 연합해도 올레드패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만큼 재팬디스플레이의 기술력도 활용해 시장진출을 앞당기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재팬디스플레이 흔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반사이익  
▲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
이런 상황에서 일본정부의 재팬디스플레이 지분매각이 추진되면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한 홍하이그룹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홍하이그룹과 샤프는 10월3일 지적재산권 관리를 위한 신규법인을 일본에 공동으로 설립하며 인수 시너지를 본격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사업확장이 본격화되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이 열려있다.

홍하이그룹은 폭스콘 생산공장에서 애플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며 샤프와 재팬디스플레이는 모두 아이폰에 액정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애플과 강력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올레드패널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에 본격진출할 경우 애플의 주요 공급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올레드패널 탑재에 대응해 기존의 LCD사업을 축소하며 중소형 올레드 생산시설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홍하이그룹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올레드에서 맞서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재팬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을 확보하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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