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새누리당사에서 나경원 후보 당선 소식을 듣고 크게 웃고 있다. <뉴시스>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첫 시험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처음으로 치른 7·30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뒀다.
박근혜 대통령이 없는 선거의 가능성을 봤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면서 김무성 대표의 당 장악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엇보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는 당 혁신부터 하겠다"며 “선거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혁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부여당이 잘했다고 표를 준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잘못을 거울 삼아 지금부터 잘 하라고 다시 한 번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며 "대승이 자력으로 이룬 게 아니란 것을 잘 깨달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가 너무 절실했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은 보수혁신, 새누리당의 혁신, 국가 대혁신을 통해 더 안전하고 공정한 새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온 몸을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11석을 얻어 4석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을 크게 따돌렸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과반의석을 넘는 158석을 확보했다.
당초 세월호 참사와 인사실패로 재보선은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과반의석이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새누리당의 압승은 김무성 대표의 공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 선거를 치러왔는데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을 내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 없이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생각에 김 대표의 영향력이 앞으로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당직 인선도 미루고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지원유세에서 “현재 최우선 순위는 민생경제”라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안정이 필수적”이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반바지 착용도 마다않고 파격적 행보로 혁신을 강조했다. 김 대표의 이런 전략은 효과를 거뒀다.
김 대표가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면서 새누리당 역학구도가 급격하게 김 대표에게 기울게 됐다. 당장 사무총장 등 당직개편에서 청와대 눈치 보지 않고 김무성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김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후 “당직은 그동안 소외받은 사람 위주로 탕평인사를 할 것”이라고 말해 당내 권력이 친박주류에서 이동할 것을 예고했다.
앞으로 새누리당과 청와대와 관계에서도 당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없는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만큼 청와대를 향해 할 말을 하는 등 이른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강조하지만 선거승리로 김 대표가 더욱 힘을 얻은 만큼 이전처럼 청와대 눈치보기에 급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대권가도에서 유리한 발판을 만들었다. 김 대표는 2016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얻게 됐다.
김 대표는 리얼미터가 조사한 7월 넷째주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15.1%의 지지로 2주째 여권 1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는 여야 통합순위에서도 13.4%의 지지를 얻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뒤를 이어 전체 3위에 올랐다.
김 대표는 재보궐선거 이후 새누리당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28일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장과 대담에서 전략공천과 당론투표폐지 등 혁신방안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여야관계에서도 “여당이 양보할 수 밖에 없다”며 “여당이 야당을 안고 포용하고 나가는 모습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을 정치적 파트너로 삼아 여의도 정치를 복원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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