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4-01-19 11: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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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7조 원 규모 가덕도 신공항 부지공사가 올해 첫 삽을 뜬다. 막대한 규모로 건설업에 단비가 될 것으로 여겨지는 만큼 사업을 따낼 컨소시엄 구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어 대형건설사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한편 대형 공공공사 수주를 통해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중견건설사 역시 주택시장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안정성 높은 공공공사 수주에 집중하고 있고 부산 전문건설업체들도 가덕도신공항 공사 참여 기회를 엿본다.
▲ 건설업에 단비가 될 7조 원 규모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 건설사 컨소시엄에 구성에 건설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예산 5363억 원을 배분하고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발주는 올해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9년 말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7조 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단일공구’로 묶어서 통합발주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 11월 2030년부산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실패하면서 추진 동력이 상실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나왔지만 건설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7조 원의 대규모 단일공사로 나오는 만큼 10대 대형건설사 사이 공동도급(컨소시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술형입찰에서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독식을 막기 위해 2008년 6월부터 10대 건설사 사이 공동도급이 제한돼왔으나 조달청지난해 4월 해당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대형건설사 컨소시엄 구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대 대형건설사 빠짐없이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참여를 위해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신 컨소시엄 일원으로 2022년 8월31일부터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수행한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해 공항건설에 노하우가 있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2월 해양 신공간 건설을 이끌기 위한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하고 해양공학 석학 가와사기 마사기 오사카대 명예교수를 영입해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바다 위에 지어지는 가덕도신공항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대우건설도 가덕도신공항 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로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중심으로 가덕도신공항 수주를 위한 컨소시엄이 꾸려질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HJ중공업, 금호건설과 같이 공항건설 실적을 보유한 중견건설사들도 주택경기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적극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호건설은 활주로 공정, 관제탑 공정 등 공항건설에 필요한 시공기술을 지니고 있고 HJ중공업은 국내외 주요 건설공사에 참여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부산 지역 건설업계들도 이 사업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지역의무 공동도급으로 건설업체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는 정부가 지역업체와 20% 이상 의무 공동도급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건설협회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72조3항2호에 따른 공동계약 대상사업에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을 추가할 것으로 요청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한다면 정부가 공동계약운용 조항에 따라 지역업체와 20% 이상의 의무 공동도급 입찰을 공고에 명시할 수 있다.
지난 15일 부산시는 부산 전문건설업계와 간담회를 열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는 지역 하도급 참여 지원,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 하도급 참여확대 등을 건의했다. 부산시는 지역건설 경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건설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부산 건설업체들의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 커보인다. 부산 건설업체의 2023년 3분기까지 건설공사 계약액은 6조6천억 원 가량으로 전년 같은 기간(9조1천억 원)과 비교해 크게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설공사 계약 실적은 10조 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돼 2022년(12조6천억 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 겸 물가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도신공항 사업은 부산 가덕도 남쪽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설치하는 육상과 해상에 걸쳐 건설하는 공항이다. 여객·화물터미널, 공항 접근도로·철도를 건설하고 물류·상업시설 등을 위한 장래 활용부지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사업비가 13조7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1975년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이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턴키는 열쇠를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으로 건설업체가 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고 발주자에게 열쇠를 넘겨주는 방식을 말한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 북항재개발 등 부산지역 건설인프라사업들과 연계돼 있는 만큼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사업이기도 하다.
정부는 가덕도신공항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장관회의에서 “민간 건설투자가 크게 위축된 만큼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신속한 사회간접자본사업 추진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2024년 사회간접자본 예산 20조7776억 가운데 신속집행 관리 대상인 19조1천억 원의 65%를 상반기에 집행한다. 가덕도를 포함해 제주2공항, 흑산공항 등 공항분야도 상반기에 60.3%를 집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정부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공단) 설립을 위한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 입법예고를 지난해 12월1일부터 1월10일까지 진행했다. 공단은 법령 시행일인 4월25일에 맞춰 설립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가덕도신공항 사업과 관련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안정적 일감인 토목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일부 대형건설사에서는 태스크포스를 꾸려 사업추진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