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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가족경영 끝내다, 윤송이·김택헌 경영일선에서 퇴진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4-01-08 16:5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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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가족임원을 물갈이하면서 쇄신의지를 드러냈다.

그동안 신작 실패와 구조조정 속에서 대표이사와 가족은 책임지지 않았다는 회사 안팎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가족경영 끝내다, 윤송이·김택헌 경영일선에서 퇴진
▲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가족경영을 끝내며 쇄신 의지를 보였다.

8일 엔씨소프트는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와 김택헌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를 보직이동시키고 3명의 최고사업책임자(CBO)가 게임사업을 이끄는 체제로 전환했다.

그동안 김택진 대표이사 배우자인 윤송이 CSO, 김 대표의 동생인 김 CPO의 존재는 그동안 엔씨소프트가 책임경영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됐다.

엔씨소프트가 2017년부터 리니지M과 리니지2M, 리니지W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때는 괜찮았지만 실적 악화 국면이 오자 이 사안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2023년 3월 엔씨소프트 주주총회 직후 간담회를 열고 "김택진 대표이사 배우자 윤송이 CSO가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엔씨웨스트는 7년간 적자를 냈는데도 윤 CSO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전임 대표는 3년 적자를 이유로 해임됐는데 윤 CSO는 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회사 안팎의 불만을 잠재우고 앞으로 엔씨소프트를 철저하게 게임 중심, 사업 중심으로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며 "엔씨소프트 구성원이 원 팀으로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말했다.
 
지난해 12월 김 대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투자전문가인 박병무 공동대표이사 지휘 아래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쇄신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다.

박 대표는 2007년부터 엔씨소프트의 경영자문을 해오다가 올해부터는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직접 이끌게됐다. 그는 투자자의 눈으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경영행보를 걸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2023년 11월 AI금융사업에서 철수하고 2024년 1월5일에는 흥행부진에 빠진 게임인 트릭스터M과 개발사인 엔트리브를 정리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가족경영 끝내다, 윤송이·김택헌 경영일선에서 퇴진
▲ 윤송이 엔씨소프트 CSO, 김택헌 엔씨소프트 CPO.

이와 같은 변화는 현재 엔씨소프트가 처해있는 경영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엔씨소프트는 2024년 TL을 시작으로 다수의 신작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첫 주자인 TL이 초반 흥행이 기대를 밑돌면서 계획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가장 최근 출시한 대작게임 리니지W와 TL에 각각 1천억 원 가량을 집행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최근 TL로 거둬들인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신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출시 첫 달 매출기여가 70억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첫 달 2천억 원을 벌어들인 리니지W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물론 이는 TL의 서비스 주기와 수명이 리니지W와는 다르다는 점, 향후 북미 등 글로벌 버전이 출시되면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TL의 실적 부진이 당분간 후속작 마케팅을 펴는데 부담이 된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문제는 2023년에 걸쳐 2024년에도 게임업계 불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많은 게임기업들이 흥행부진 작품의 서비스를 종료하고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게다가 2022년까지만 해도 개발자 확보 전쟁을 벌이던 게임업계가 1년 여 만에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경기와 게임시장이 역행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는 게임도 경기를 타는 산업이 되고 있다"며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의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면 게임기업들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말했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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