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끝없는 변화' 통한 성장 강조, 현대차그룹 미래모빌리티 향해 달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열고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신년 메시지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을 강조했다.

취임 3년 만에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자동차업계 '톱3'에 올려놓은 정 회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전기차를 시작으로 그룹의 미래모빌리티 구상을 실현해 나가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3일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열고 그룹의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정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와 '지속 성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 상황이 언제나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것은 곧 정체되고 도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고객들은 항상 지금보다 좋은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원하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꾸준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정 회장의 신년메시지에는 글로벌 자동차 '톱3'를 달성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모빌리티를 향한 도전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가 열린 오토랜드 광명에는 올 2분기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이 완공된다.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이 앞으로 기아의 대표 전기차 볼륨 모델이 될 EV3와 EV4를 연간 15만 대 생산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HMGMA),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기차 전용공장,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정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전기차 364만 대를 생산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3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37만여 대의 10배에 이르는 공격적 목표다. 

전기차는 현대차그룹을 전통적 완성차업체에서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비전 아래 정 회장이 그려 둔 미래모빌리티의 시작점이다.

정 회장이 미래모빌리티 비전을 실현하는 길에는 더욱 도전적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은 미래 모빌리티 구상을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등으로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앞서 정 회장은 2019년 현대차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현대차의 미래 사업 비중이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30%, 로보틱스 20%가 될 것이란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신년회에서 현대차그룹은 미래모빌리티의 핵심축이 될 미래항공모빌리티(AAM)와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의 현황과 비전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말 기술개발 목적의 UAM 시제기 초도비행에 들어갈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AAM본부를 중심으로 항공용 친환경 파워트레인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고 미국에선 독립법인 슈퍼널을 통해 2028년 시장 진출을 목표로 UAM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AAM 시장이 연간 수백대의 작은 규모를 유지하다 급격히 성장하며 개화기를 맞는 시기를 2028년으로 보고 이 때를 UAM 상용화 시점으로 점찍었다.

2030년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항공모빌리티(RAM)를 선보인다는 방침을 정했다.

AAM은 UAM에서 더 나아가 RAM(지역 간 항공 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UAM이 도심 내 운행되는 수직이착륙 기체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면 RAM은 주요 도시·지역 거점 간 이동을 위한 친환경 기체 개발 영역을 말한다.

신재원 현대차 AAM본부 사장은 UAM이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이동수단인 만큼 UAM 상용화는 축적해 온 개발 데이터 없이 항공용 친환경 파워트레인과 수직이착륙 기체 등을 모두 새롭게 개발해야하는 도전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비행시험을 통한 학습'(러닝 바이 플라잉)이란 개발 전략 아래 경쟁업체와 달리 기존 상용항공업계와 동등한 안전기준 조건들을 개발 초기부터 반영해 주요 시스템들의 설계·개발·시험·개선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 사장은 기존 항공업계의 수동 생산 방식과 달리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생산기술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점과 이미 내재화한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관련 기술 등을 현대차그룹의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꼽았다.
 
정의선 '끝없는 변화' 통한 성장 강조, 현대차그룹 미래모빌리티 향해 달린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 신년회가 열린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직원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보틱스랩을 중심으로 로봇 분야 기술 초격차 확보 및 핵심 기술 내재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흥수 현대차그룹 글로벌전략조직(GSO) 담당 부사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사람과 같은 공간 안에서 복잡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로봇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해왔다고 소개했다.

현재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모바일 물류로봇 '스트레치'는 이미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인간과 안전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독창적 전문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지금까지 웨어러블 로봇, 모바일 플랫폼 PnD 및 모베드(MobED), 고객 응대 로봇 달이(Dal-e),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ACR) 등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앞으로도 로봇 통합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도전적 미래모빌리티 시장으로의 본격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정 회장은 이날 임직원들을 향해 '미리미리 준비'하는 기업문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변화하는 미래 트렌드와 신기술, 경제 사회적 변화 등을 항상 학습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외부의 위험을 기민하게 감지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고, 다양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미리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며 "항상 부지런히 학습하고 연구하여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추고 적시에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