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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리비안 4분기 판매 성적 엇갈려, 올해도 ‘가격인하 전략’ 무게 실린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4-01-03 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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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리비안 4분기 판매 성적 엇갈려, 올해도 ‘가격인하 전략’ 무게 실린다
▲ 미국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시에 설치된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설비 '슈퍼차저'에서 1월2일 한 운전자가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작년 4분기에 증권사 전망치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연간 판매 목표량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가격을 유지했던 리비안은 같은 기간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보였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인하의 효과가 증명된 만큼 테슬라가 올해에도 할인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2023년 4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시장 예상치를 4천여 대 웃도는 48만4500대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9.6% 증가했다. 
  
4분기 판매가 크게 증가한 데 힘입어 테슬라가 한 해 동안 판매한 전체 차량 대수도 180만8581대라는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0월19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3년 180만 대의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는데 이를 상회한 것이다. 

테슬라의 판매고는 전기차 기업인 리비안의 4분기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돈 것과 대비된다.

리비안은 4분기에 시장 예상치인 1만4천 대를 소폭 밑도는 1만3972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가 줄어든 수치다.

판매량을 발표한 날 미국 나스닥장에서 리비안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10.06%가 급락한 21.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두 기업의 4분기 성과를 가른 주 요소가 가격 인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작년 연말에 가격을 인하한 반면 리비안은 같은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2023년 10월1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미국에서 차량 가격을 최대 2250달러(약 293만8300원) 낮췄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중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최대 11% 인하한 상태였다. 
 
테슬라 리비안 4분기 판매 성적 엇갈려, 올해도 ‘가격인하 전략’ 무게 실린다
▲ 리비안의 전기픽업트럭 R1T가 2023년 12월2일 미국 몬태나주의 인디안 보호구역인 블랙피트 네이션을 주행하고 있다. 리비안은 지역 보호단체인 인디저너스 LED에 해당 차량들을 기부했다. < Rivian > 
반면 리비안은 자동차 시장에서 대목이라 할 수 있는 연말에 차량 가격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음으로써 4분기 판매량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로이터는 리비안의 판매 실적을 다룬 3일자 기사에서 “리비안은 차량 수요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고 가격 인하를 주저했다”라고 분석했다. 

리비안과 대비되는 테슬라의 4분기 실적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두 기업으로 저력을 증명했다는 평을 받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는 2023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전망을 기존 1430만 대에서 1377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이 이어져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에 투자할 비용을 줄인다는 이유였다. 

자동차 등 모빌리티 기업 전문 투자사 '모빌리티 임팩트 파트너스'에서 전략부문 파트너를 맡은 슈웨타 나타라잔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고객들은 차량을 보유할 때 비용 문제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가격 요소가 중요함을 시사했다. 

테슬라는 2023년 한 해 동안 꾸준히 가격 인하 전략을 이어왔다.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4달 동안 5차례나 가격 인하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이는 포드와 GM 그리고 스텔란티스 등 ‘빅3’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시기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 선두 지위를 더욱 굳히려는 테슬라의 전략이었다.

수차례의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테슬라의 2023년 3분기 순이익은 18억5300만 달러(약 2조4186억 원)다. 전기차 가격을 본격적으로 인하하기 전인 2022년 분기(32억9200만 달러)에 비해 43.7%나 줄었다.

그럼에도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이어가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세를 주도하려 할 공산이 크다. 

올해 미국에서 테슬라의 일부 차종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되고 전 세계적 수요 둔화로 출하량을 지키기 어려워진 환경이라 가격 경쟁력이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리비안은 아직 대량생산으로 생산비를 줄이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했다 보니 가격 인하 여력이 부족하다.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 부진을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테슬라가 수익성 하락이라는 약점을 감수하고 가격 인하를 지속할 지 여부는 자율주행 솔루션 등 포함한 서비스부문의 실적에서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3분기에 서비스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7% 정도다. 

테슬라는 한국시각으로 1월25일 오전 7시30분에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의 IRA 정책 변화에 대응 방향을 내놓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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