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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기후결산] 정치권 총선전략에 기후위기 포함, 관련 법안엔 무관심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12-3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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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기후결산] 정치권 총선전략에 기후위기 포함, 관련 법안엔 무관심
▲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내년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사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언급했고 민주당은 기후 관련 전문 변호사를 '총선 인재'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과 달리 국회의원 총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기후위기 대응 관련 법안의 줄폐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 발의된 기후위기 대응 관련 법안의 대다수는 세계적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논의가 필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만큼 제22대 국회에서도 다시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31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가운데 여전히 1만7천여 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은 2024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 따라 새 국회가 들어설 때까지 처리되지 못하면 모두 폐기된다.

헌법 제51조가 규정하는 ‘회기계속의 원칙’에 따르면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 등 의안은 회기 중에 의결되지 못한 이유로 폐기되지는 않으나 국회의원의 임기 만료에 따라서는 폐기되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총선 일정, 국회의 여야 대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다음 국회가 들어설 때까지 국회에서 계류된 법안의 처리가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계류된 법안에는 기후위기 대응 관련 법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현재 계류 중인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주요 법안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 법률안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일부개정법률안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도 계류되어 있다.

또한 탄소세와 관련해 탄소세 기본법안, 탄소세법안, 탄소세의 배당에 관한 법률안 등도 의결되지 못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핵심 법안인 만큼 20여 건의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발의된 개정안을 보면 녹색금융의 정의 신설, 기후위기 취약계층 정의 규정 등 내용이 담겼다.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을 놓고는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의 원칙을 유상할당으로 변경하거나 비율 조정, 상쇄배출권의 한도 제한 등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 무역장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 내 탄소비용의 합리적 책정을 위한 제도적 바탕이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2023 기후결산] 정치권 총선전략에 기후위기 포함, 관련 법안엔 무관심
▲ (사진 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1호 영입인재인 박지혜 변호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기후환경단체 플랜1.5, 기후솔루션, 녹색법률센터에서 활동한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다. <연합뉴스>  
그밖에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개정안에는 바이오연료 관련 내용이,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는 청정수소 관련 사업자 지원 내용 등이 각각 담겼다.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안은 CCS(탄소 포집, 저장) 사업을 위한 법제적 기반 마련, 탄소세 관련 법안들은 탄소세 신설을 통한 탄소중립 정책의 재원 마련 등을 다루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발의된 법안들은 그 중요도를 고려하면 폐기가 되더라도 제22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 등 움직임은 세계적 추세인 데다 국내 산업 등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라는 현실적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여야는 모두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정책에 공을 들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사를 통해 주요 정책 내용 가운데 하나로 기후변화 대응을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인 박지혜 변호사를 영입인재 1호로 선택해 관련 정책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재명 당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를 통해 “주말 한낮 최고기온이 20도까지 올랐고 부산에는 12월인데 벚꽃이 피는 등 기후위기가 과학자들만의 걱정거리가 아니라 완연한 일상 현실이 됐다”며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포함해 에너지 정책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편집자주] 2023년은 기상 관측 이래 지구가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뜨거워진 지구는 인류에 이전과 다른 극단화된 기후를 보여줬다. 지구촌 곳곳은 전례없는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를 겪었다. 기후위기는 정치, 경제, 산업 등 인류 생활 전반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지난 1년 동안 기후리스크와 국제대응뿐 아니라 기후스튜어드십, 기후테크, 워터리스크 등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지고 있는 산업, 금융 현장의 트렌드들을 취재해 심층 보도했다. 그 중 핵심 이슈를 되짚어 본다.
① 기후재난 심화에도 인류는 허둥지둥, 숙제는 2024년으로
세계 큰손들의 기후행동 본격화, ‘기후스튜어드십’
③ '워터리스크' 한국도 예외 아니다, 삼성 등 대응 분주
④ 물 문제는 이제 국가 안보, 워터리스크 대응에 진심인 국가들
⑤ 수십조 투자 끌어들이는 시장, 기후테크가 뜬다
묻혀가는 기후위기 대응 법안, 다음 국회서 빛 볼 날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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