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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복귀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1호 막지 못해, 고강도 자구책 요구 직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12-28 16: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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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90세 윤세영 창업회장이 복귀 결단까지 내렸지만 태영건설이 끝내 유동성 위기를 넘지 못하면서 일몰 후 부활한 기업 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따른 워크아웃 신청 1호가 됐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워크아웃을 태영건설 회생 발판으로 삼기 위해 채권단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 요구를 충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4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세영</a> 복귀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1호 막지 못해, 고강도 자구책 요구 직면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경영에 복귀했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막지 못했다. .

28일 태영건설은 공시를 통해 신속한 경영 정상화 실현을 위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채권은행 등의 공동관리절차인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바로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을 통지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검토절차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은 2024년 1월11일까지 태영건설의 경영상황, 자구계획 등을 검토해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워크아웃을 개시하려면 채권단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대응방안 브리핑’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성공을 위해서는 채권단 등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강도 높은 자구노력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세영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 채무를 자력으로 갚는 데는 실패했지만 시장 설득을 위해 팔다리를 잘라낼 정도의 결단이 필요한 처지에 놓였다.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애정을 쏟아 키워온 그룹 핵심사업인 방송사업과 환경사업 등을 과감히 처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태영건설은 이미 산업은행에 추가 자구계획을 제출했고 오너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하면서 일종의 사재 출연도 단행했다. 다만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불투명한 만큼 SBS 지분과 에코비트 매각, 사재 출연 규모 등이 자구계획의 핵심 쟁점으로 언급된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태영건설의 SBS 매각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대주주의 판단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태영건설은 1조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했지만 시장 불신이 계속되다 보니 모든 정보를 제출하고 추가적 사재 출연 등 자구노력을 통해 채권단의 금융채무에 관해 시간을 벌려고 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은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건설업), SBS(방송사업), 환경사업(에코비트)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태영건설 지분 27.8%, SBS 36.92%, 에코비트 50%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SBS를 통한 방송사업은 윤 창업회장의 애착이 큰 사업으로 여겨진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4848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세영</a> 복귀에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1호 막지 못해, 고강도 자구책 요구 직면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1991년 3월20일 서울방송(SBS) 개국식에서 전파 발사 스위치를 누르고 있다. <연합뉴스>

윤 창업회장은 태영건설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1990년 서울방송 사업권을 따내 국내 최초 민영방송사 SBS를 설립하고 직접 경영해왔다. 

윤 창업회장은 SBS 출범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2017년 9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약속하며 SBS미디어그룹 회장에서 사퇴할 때까지 쭉 경영에 참여해왔다. 태영건설 경영은 아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등에 맡기고 SBS 경영에 더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9일 태영건설 현황점검 보고서에서 “태영그룹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 지원을 위해 에코비트 지분을 담보해 추가 대출을 받거나 비핵심 자회사 및 관계기업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높다”면서도 “다만 핵심 관계기업인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보기도 했다.

태영그룹의 알짜 자회사인 에코비트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할 자구계획에 매각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비트는 2022년 기준 매출 6427억 원, 영업이익 1209억 원을 거둔 환경기업으로 업계에서는 기업가치를 약 3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태영그룹도 2026년까지 에코비트 기업가치를 5조 원 규모로 키워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었다. 

윤 창업회장은 이밖에도 그룹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와 평택싸이로 매각, 포천파워 지분 매각, 경기 부천 군부대 현대화 및 도시개발사업 지분 매각 등을 추진했고 레저사업 자회사 블루원 매각작업에도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창업회장은 1933년 5월22일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때 서울에 정착해 서울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윤 창업회장은 대학 졸업 뒤 봉명그룹에 입사해 당시 공화당 3선 의원이자 사업가였던 이동녕 봉명그룹 회장 비서관으로 8년을 일했다, 그 뒤 미륭건설 상무이사를 거쳐 1973년 태영을 창업하고 대표이사에 올랐다.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1990년대 태영건설의 사업다각화를 위해 서울방송 사업권을 따내 SBS미디어그룹을 키워냈다. 

SBS설립 뒤 2017년 SBS경영에서 물러났고 2019년 3월 아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손을 놨다. 

하지만 태영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계속되자 이달 초 5년 만에 다시 그룹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다.

태영그룹에 따르면 윤 창업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50년 전 태영그룹을 창업할 때 정신, 창업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걸 바친다는 각오로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를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창업회장이 창업한 태영건설은 28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을 갚지 못해 KDB산업은행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태영건설은 일몰됐다가 26일 다시 시행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받는 1호 워크아웃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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