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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 제조기' 롯데칠성음료, 카리나 '나랑은 안 어울려'로 크러시 흥행 나서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12-17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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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 제조기' 롯데칠성음료, 카리나 '나랑은 안 어울려'로 크러시 흥행 나서
▲ 롯데칠성음료는 맥주 신제품 ‘크러시’(KRUSH) 광고 모델로 걸그룹 ‘에스파’ 리더 카리나를 선정했다. <크러시 광고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칠성음료가 경쟁사 맥주들과는 다른 콘셉트 광고로 신제품 ‘크러시’(KRUSH) 흥행몰이에 나선다.

롯데칠성음료 광고는 한때 ‘유행어 제조기’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은 만큼 광고를 통해 크러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7일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롯데칠성음료가 정한 크러시 콘셉트를 소비자들이 정확히 알아주는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크러시 광고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러시 공식 유튜브채널을 보면 공개된지 약 한 달이 지난 크러시 광고는 누적 조회 수 125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조회 수보다도 눈에 띄는 건 영상에 달린 댓글들이다.

크러시 광고 댓글에는 ‘양산형으로 쏟아지는 주류 광고의 전형적인 구성을 따라가지 않았다’, ‘정말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맥주 광고는 오랜만’, ‘뻔한 맥주 광고 클리셰 하나도 없이 연출한 점을 높이 산다’, ‘브랜딩 성공적’ 등 칭찬하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를 론칭하면서 지금까지 봐왔던 맥주 광고들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비껴간 콘셉트의 광고를 내놨다.

대부분의 맥주 광고들은 청량함을 어필하기 위해 맥주 거품과 탄산을 강조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광고 모델이 맥주를 마신 후 ‘캬’ 소리를 내는 것 또한 하나의 ‘클리셰’다. 맥주의 청량함을 강조하려다보니 광고 분위기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크러시 광고에서는 맥주 거품을 강조하는 장면과 주류 광고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광고 모델인 걸그룹 ‘에스파’ 리더 카리나가 펍에서 혼자 크러시를 들고 나온 후 옥상으로 올라가 ‘혼술’을 즐기는 모습이 전부다.

‘지금까지의 맥주는 치킨이랑 어울려, 소주랑 어울려, 회식이랑 어울려’라는 자막이 뜬 후 카리나가 ‘근데, 나랑은 안 어울려’라고 말하며 옥상으로 올라간다.

유튜브 댓글에는 롯데칠성음료가 강조하는 ‘4세대 맥주’에 잘 맞는 광고라는 평가가 많다.

크러시 광고가 올라와 있는 채널 이름을 보면 롯데칠성음료가 크러시 광고에 얼마나 ‘진심’인지를 알 수 있다.

크러시 광고가 올라와 있는 채널 이름은 원래 ‘클라우드’였다. 클라우드는 크러시 출시 전 롯데칠성음료의 주력 맥주 상품이었다.

하지만 크러시를 론칭하면서 롯데칠성음료는 채널 이름을 클라우드에서 크러시로 바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앞으로도 크러시 광고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채널명을 아예 크러시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가 광고에 힘을 쏟는 이유는 광고가 제품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중요해서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가 경쟁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오비맥주는 ‘카스’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다지는 중이다.

후발 주자인 롯데칠성음료로서는 크러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일 것으로 보인다. 인지도가 높아져 식당에서 크러시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 식당 업주들은 크러시를 들여놓을 수 밖에 없다.
 
'유행어 제조기' 롯데칠성음료, 카리나 '나랑은 안 어울려'로 크러시 흥행 나서
▲ 1989년 델몬트 오렌지쥬스 광고에 등장한 ‘따봉’이라는 말이 인기를 얻자 롯데칠성음료는 제품 이름을 ‘따봉’으로 바꿨다. 홍콩 배우 주윤발이 모델을 맡은 ‘밀키스’ 광고의 ‘사랑해요 밀키스’도 당시 최고의 유행어였다. 따봉 광고 모델 이수만씨(왼쪽)와 밀키스 광고 모델 주윤발.
롯데칠성음료는 1980년대부터 흥행에 성공한 광고가 많다. 당시에는 롯데칠성음료 광고가 ‘유행어 제조기’로 불릴 정도였다. 롯데칠성음료가 광고 캠페인에서 만큼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1989년 델몬트 오렌지쥬스 광고에는 ‘따봉’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브라질에서 정말 좋은 오렌지를 발견하면 ‘따봉’이라는 말을 외친다는 것이다.

‘따봉’이 크게 유행하자 롯데칠성음료는 오렌지쥬스 이름을 ‘따봉’으로 바꿨다.

1989년 홍콩 배우 주윤발이 모델을 맡은 ‘밀키스’ 광고도 유명하다. 당시 영화 ‘영웅본색’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주윤발이 한국 광고에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외국 유명 배우가 한국 광고에 등장한 것은 밀키스 광고가 처음이다.

주윤발이 오토바이를 타고 헬기를 피해 달아난 후 밀키스를 마시며 외친 “사랑해요 밀키스”는 당시 최고의 유행어였다.
 
'유행어 제조기' 롯데칠성음료, 카리나 '나랑은 안 어울려'로 크러시 흥행 나서
▲ 1997년 배우 전지현씨가 등장한 레쓰비 광고(왼쪽)의 ‘저 이번에 내려요’, 2000년 정우성씨와 장쯔이가 출연한 ‘2% 부족할 때’ 광고의 ‘가, 가란말이야’ 등도 모두 롯데칠성음료가 만들어낸 유행어다.
1997년 배우 전지현씨가 등장한 레쓰비 광고의 ‘저 이번에 내려요’, 2000년 정우성씨와 장쯔이가 출연한 ‘2% 부족할 때’ 광고의 ‘가, 가란말이야’ 등도 모두 롯데칠성음료가 만들어낸 유행어다.

롯데칠성음료하면 이효리씨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광고 활동을 재개하며 화제가 되고 있는 이효리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소주 ‘처음처럼’ 모델을 맡았다.

처음처럼은 2006년 출시됐다. 당시 가장 ‘핫’한 스타였던 이효리씨는 소주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던 처음처럼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처음처럼은 이효리씨가 모델이던 5년 동안 20억 병이 팔렸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롯데칠성음료 소주 ‘새로’는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병을 기록했다.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이 팔린 것도 주류업계에서는 ‘대박’이 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와 비교해보면 막 출시된 소주가 5년 동안 20억 병이나 팔린 것이 얼마나 대단한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유행어 제조기' 롯데칠성음료, 카리나 '나랑은 안 어울려'로 크러시 흥행 나서
▲ 이효리씨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롯데칠성음료 소주 ‘처음처럼’ 모델을 맡았다. 처음처럼은 이효리씨가 모델이었던 5년 동안 20억 병이 팔렸다. 당시 가장 ‘핫’한 스타였던 이효리씨는 소주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던 처음처럼의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데 기여했다. 처음처럼 광고 포스터.
TV광고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고 광고 시장 중심이 유튜브로 넘어왔다. 유튜브 주이용층인 2030세대 눈길을 끄는 것이 광고 시장에서 중요해졌다.

크러시는 맥주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가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다. 광고로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한 만큼 인지도와 시장점유율 확대로까지 이어질지 롯데칠성음료 안팎으로 관심이 높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원래는 크러시를 유흥채널 중심으로 판매한 후 유통채널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예정이었다”며 “하지만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유통채널 공급시기를 앞당겼고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지난주에는 편의점 입점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제 곧 대학가 방학을 시작으로 내년 초에는 신입생 환영회 등이 있는 만큼 카라나를 내세운 광고에도 힘을 쏟아 2030세대들이 크러시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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