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위한 과밀부담금을 부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시개장을 사실상 승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과밀부담금은 과밀억제 지역에 대형 건축물을 신증축할 때 부과하는 돈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나 다름없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롯데그룹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대한 수도권 과밀부담금 234억6천만 원을 부과했다. 과밀부담금은 통상 표준건축비의 5~10% 선에서 책정된다.

이번 과밀부담금의 부과대상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의 판매시설, 기계전기시설, 문화시설, 피난안전구역, 주차장이다. 모두 42만2814㎡ 규모로 제2롯데월드 전체 연면적(80만7686㎡)의 절반이 넘는다.

납부기한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일까지다. 롯데그룹은 지난 17일 서울시의 지적을 받아 현재 제2롯데월드에 대한 안전 및 교통대책을 보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서울시의 지적사항을 이행하고 이달 중 저층부의 임시사용 승인을 서울시에 재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 서울시가 지적한 내용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여름이 가기 전 필요한 보완조치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과밀부담금을 부과한 데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임시사용 승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지난해 제2롯데월드에 대해 “결정을 번복한다면 소송에 걸릴 수 있고 이 경우 시가 100% 진다”며 제2롯데월드 개장의 불가피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의 보완사항을 지적했던 것도 임시사용을 불허하겠다는 게 아니라 적절한 대책이 마련될 경우 임시사용을 허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서울시는 과밀부담금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신동진 서울시 광역계획팀장은 “과밀부담금 납부가 임시사용승인의 필수조건이지만 허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시 관계자는 임시사용 승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서울시 건축기획과 관계자는 “롯데그룹에 통보한 보완지시는 불거진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때까지 조기개장을 불허하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는 롯데가 약속한 분담금을 모두 냈고 올림픽대로 하부도로 미연결구간도 시와 공사비만 협의하면 임시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과밀부담금을 제2롯데월드 저층부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이 확정되면 바로 납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이달 중 임시사용 승인을 재신청할 예정이어서 검토에 최대 한 달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임시개장 시기는 빠르면 9월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자문단과 전문가들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제2롯데월드에 대한 더욱 엄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을 승인한 시점부터 서울시가 손쓸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사 인허가사업팀 관계자는 “조기개장을 신청한 부분에 대해 롯데가 과밀부담금을 모두 내고 임시사용승인까지 받으면 서울시가 더 이상 건물운영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