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3-11-28 16: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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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금융사들이 혜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거나 캐시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거래 금융사를 쉽게 바꾸지 않는 윗 세대(베이비부머·X세대)와 달리 MZ세대는 혜택에 따라 거래 금융사를 바꾸는 ‘금융유목민’ 성향이 강하다.
▲ 카카오뱅크가 파트너사의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는 '26주 적금'을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를 통해 “거래 금융기관을 이탈할 의향은 MZ세대에서 더 높다”며 “MZ세대는 윗 세대 대비 혜택이나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거래나 유동적 대처가 더 활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MZ세대가 좋은 혜택을 제공한다면 다른 금융사를 이용할 의향이 충분하다는 점은 고객 유치를 노리는 금융사들에게 기회로 여겨진다.
금융사들에게 고객 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객이 많으면 그만큼 많은 자금을 활용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야 더욱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40~50대 이상에서는 급여통장이나 주택대출 등이 엮여 있는 경우가 많아 거래 금융사를 잘 바꾸지 않는 편이다”며 “MZ세대는 혜택에 민감한 세대인 만큼 혜택에 따라 금융사를 바꾸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MZ세대를 유혹하기 위해 제공하는 혜택은 다양하다. 그 가운데 가장 기본은 ‘금리’다.
정기예금과 달리 만기가 없어 단 하루만 돈을 맡겼다 찾아도 되는 ‘파킹통장’은 MZ세대가 선호하는 상품이면서 특히 금리 경쟁이 치열한 상품이다. 하루만 이용하고 다른 상품으로 바꿔도 손해가 없어 변경이 자유로워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타사 상품의 금리가 “0.1%나 높다”며 파킹통장을 바꾸겠다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그동안 파킹통장 금리 경쟁에서 인터넷은행들이 우위를 선점했으나 최근에는 MZ세대 유입을 늘려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저축은행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판도를 바꾸고 있다. 대표적으로 OK저축은행은 11월1일 최대 연 7.0% 금리를 제공하는 ‘OK페이통장’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높은 금리, 좋은 혜택을 넘어 쿠폰, 캐시백 등을 추가로 제공하는 금융사들도 있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제주항공, 롯데면세점 등 다양한 업계 파트너사와 협업해 ‘파트너 적금’으로 출시하고 있다. 해당 상품에 가입하면 파트너사의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올해 8월 기준 누적 계좌 개설 수 2천만 좌를 돌파했다.
상품 변경 주기가 짧은 편인 카드업계에서도 기본적으로 좋은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 상품에 더해 캐시백을 제공하며 MZ세대를 유치하고 있다. 캐시백 혜택은 적게는 연회비 캐시백부터 많게는 10만 원이 넘게 돌려주기도 한다.
이에 더해 금융업계에서는 MZ세대가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금리, 캐시백 등 실질적 혜택뿐만 아니라 성취감, 재미 등 ‘가심비’의 영역도 있다고 바라본다. 금융상품이 가심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은 같은 혜택을 받더라도 고객이 느끼는 만족도가 크다는 의미다.
▲ 카드사들은 플레이트 디자인에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캐릭터카드'를 내놓고 있다. 사진은 KB국민카드의 '마이위시카드' 토심이 디자인. < KB국민카드 >
대표적으로 카드사들은 같은 카드 상품이라도 플레이트에 캐릭터 디자인을 적용한 ‘캐릭터카드’를 내놓고 있다. 카드상품이 제공하는 혜택은 다른 것이 없지만 고객들은 좋아하는 캐릭터 디자인이 사용됐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만족도를 표한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적극 사용하는 카카오뱅크의 올해 신상품에는 ‘춘식이’ 캐릭터가 활용됐다. 카카오뱅크는 10월 출시한 ‘한달적금’에 고객이 납입할 때마다 춘식이 캐릭터가 31층 건물을 한 층씩 올라가도록 화면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상품은 이런 재미 요소에 힘입어 MZ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가입 고객의 절반 이상이 30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MZ세대가 금융상품을 비교해 선택한다는 점은 금융사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충성고객으로 만들기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경쟁적으로 혜택을 높이고 프로모션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윗 세대 보다 고객 유치 효과가 좋다”며 “다만 이 고객이 다시 떠나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영끌족의 잠 못이루는 밤.’ 코로나 팬데믹과 궤를 같이한 과잉 유동성에서 비롯된 ‘자산 버블’에 뒤늦게 탑승한 2030세대의 현재다. 주식,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재테크에서 MZ세대들은 사실상 낙오했다. 청년을 겨냥한 정책금융도 용두사미가 되는 모양새다. ‘5포세대, 망포세대’라는 자조적 푸념마저 나온다. 하지만 자본시장 참여자로서 본능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산증식 유전자를 잉태시키고 있다. IT(정보기술)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작지만 새로운 투자스타일을 빠르게 정착시키고 있다. MZ세대의 돈 불리는 습관을 연재해본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