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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사례 보니 이준석 신당 성공 가능성 물음표, 지역기반·비례대표제 변수

이준희 기자 swaggy@businesspost.co.kr 2023-11-26 14: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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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사례 보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68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준석</a> 신당 성공 가능성 물음표, 지역기반·비례대표제 변수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 앞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기인 경기도의회 의원.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지만 역대 신당 창당 사례를 비춰봤을 때 전망이 불투명해 보인다.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과거 성공 사례들과 달리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회기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24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다음달 27일까지) 한 달 남았으면 이제 70% 정도 됐겠죠”라고 말해 사실상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과거 성공 전례와 비교했을 때 쉽지 않다는 시선이 나온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정당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대표되는 진보정당 거대양당이 수십년이 넘도록 국회를 양분하면서 제3당이 설 자리는 매우 좁았다. 역대 총선에서 제3당이 성공한 건 3건 정도로 손꼽을 수 있다. 

먼저 14대 총선(1992년)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통일국민당을 창당했다. 통일국민당은 현대로부터 나오는 막대한 자금과 정주영이란 유명 인물을 앞세워 창당 4개월 만에 치른 총선에서 31석이란 큰 성공을 거뒀다.

두 번째로 민자당에서 탈당한 공화당계가 1995년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은 1996년 총선에서 충청권 의석을 모두 획득하며 50석을 얻은 바 있다. 김종필 총재와 그의 텃밭인 충청권을 타겟으로 했기에 가능한 성공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대다수다.

마지막으로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과 호남세력이 손잡고 창당한 국민의당은 2016년 총선에서 38석을 획득했다.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해 민주당의 아성을 깨부순 첫 사례다. 국민의당의 성공은 ‘안철수’라는 유명 인물과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선거 전략이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세 차례의 성공의 키워드를 꼽자면 ‘지역’, ‘인물’, ‘자금’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인물’은 있지만 확실한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과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현행 대통령제 민주주의 시스템 하에서 양당제의 아성을 깨기란 쉽지 않다. 국회에 교섭단체로서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하고자 시도한 정당은 많았지만 결국 양당제 형태로 귀결되는 까닭은 현행 선거시스템에서 기반한다. 

승자 독식 방식인 소선거구 단순다수대표제를 채택한 국가에서는 양당제가 많이 나타난다. 3등 이하의 정당을 지지하면 사표가 발생한다는 우려로 51%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1, 2위 세력으로 표가 응집되기 때문이다. 

중대선거구제, 결선투표제(소선거구 절대다수대표제) 또는 비례대표제, 선호투표제를 채택하면 투표에서 군소 정당의 사표 비율을 줄여 양당제로의 경향을 좀 더 늦출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소선거구제와 낮은 비율의 비례대표제(47석)를 채택하고 있는데 결선투표제를 실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원내 1·2당에 유리하다. 

1980~90년대에는 통일민주당, 통일국민당, 자유민주연합 등 제3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등 약진을 했지만 16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원내 3당이 원내 20석 이상의 교섭단체를 구성한 적은 단 한 번밖에 없다.

한국이 시스템을 모방한 미국은 주요 민주주의 국가 중 양당제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미국 내에서 유의미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당은 공화당과 민주당 밖에 없다. 미국은 대부분의 선거에서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대표제를 채택하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불리하고 대통령 선거의 경우 선거인단 승자독식 제도 때문에 소수정당의 입지가 더 줄어든다. 

미국에도 제3당의 입지를 얻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는 정당들이 있다. 녹색당(Green Party), 자유당(Libertarians Party), 사회당(Socialist Party), 헌법당(Constitution Party)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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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당, 헌법당, 자유당 등 미국 제3당의 정당 로고. < Ozeanmedia >

2022년에 자유당 0.6%, 녹색당은 0.19%, 헌법당은 0.11%의 득표를 한 바도 있지만 사실상 미미한 수준이다. 제3지대에서 주 의원, 카운티 의원 등을 배출하기는 하지만 하원에 단 한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했다.

영국, 일본 등은 의원내각제/입헌군주제를 채택해 한국 제도와 비교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현재 국회에서는 내년 총선 선거제도를 두고 여야가 힘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정의당과 힘을 합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지만 결국 거대 양당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어 선거제도 개혁의 의미가 퇴색된 전례가 있다. 정의당을 비롯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위성정당방지법 통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연내 통과 전망이 밝지 않다.

21일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 적용될 비례대표제도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33.2%는 과거와 같이 정당득표율 대로 의석수를 배분하는 병립형, 32.6%는 소수정당 국회 진출이 가능한 완전연동형을 선호한다고 대답해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만약 과거 병립형 제도로 회귀하게 되면 제3정당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어 선거에 큰 영향력을 행세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망을 구축하겠다고 했고 현재(20일)까지 4만 명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연락망을 기반으로 오늘(26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EXCO 오디토리움에서 지지자들을 만난다.

이 전 대표는 “만약 신당이 생기면 제일 어려운 역할을 하겠다. 지역 중에서 제일 어려운 곳에서 역할 하겠다. 신당에게는 대구가 제일 어렵다”며 대구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가 신당 창당을 결정하는 마지노선은 12월27일이라고 밝혀 마지노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 전 대표는 현재까지의 여정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에서 “돈 안드는 정치, 속도감있는 정치 한번 만들어 봅시다”고 말하며 속도전 예고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YTN라디오 이슈앤피플에서 “신당이 옛날에 성공한 케이스는 아주 확실한 대권주자가 있거나 지역 기반이 튼튼했을 때에, 예를 들면 3김시대 같이, 또 안철수 신당이 돌풍을 한 번 일으킨 적이 있었다”며 당시의 성공은 호남이라는 지역기반이 수반됐지만 이준석 전 대표는 튼튼한 지역기반이 없기 때문에 쉽게 태동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도 15일 같은 프로그램에서 “대구는 크게 세 가지 문화적 코드, 성정을 갖고 있는 지역인데, 하나는 '나라' 두 번째는 '의리' 그 다음에 '예절'”이라며 “그런 지역에서 지금 나라가 참 어려운데, 윤석열 정부를 뽑을 때도 가장 큰 역할을 한 지역이고 또 윤석열 정부가 잘 되기를 원하는 그런 지역에서 정부를 흔들고 집권여당을 흔드는 이런 신당에는 절대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에서 18대 친박연대 바람이 분 것은 친이계의 공천 학살과 유력한 차기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준석 신당은 전혀 대구 민심을 가져갈 만한 하등의 요인이 없다고 분석했다. 홍 시장은 이준석 신당을 두고 “상황 인식의 오류이고 정세 판단의 미숙”이라고 말했다.

신당이 여당의 총선 승리를 막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힘 후보 표를 잠식해 1천여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과 부산 등 영남지역에서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우리와 함께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갈 경우엔 40~50석 이상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준석 신당 모델은 지역에 강한 기반이 있지도 않은 새로운 도전이다. 

김준일 뉴스톱 수석에디터는 “이 전 대표의 신당은 과거 검증돼 오던 모델이 아닌 만큼 어떤 것도 확언할 수 없다”며 “지금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는 있는데 여백이 많은 상황이다. 분명한 건 험지 출마 선언 등으로 일종의 서사를 만드는 과정에 있으며 끊임없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화제성을 키우며 시대정신을 반영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정당사에는 없던 모델이다. 파괴력의 범위는 아직 미지수다”고 전망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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