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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대형LCD에서 대만기업에 밀려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7-28 17: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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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 대형LCD에서 대만기업에 밀려  
▲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6년 동안 LG디스플레이와 1위 다툼을 벌여왔는데 대만업체 이노룩스에게 2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LCD 시장에서 이노룩스에게 2위 자리를 내준 이유는 무엇일까?

◆ 이노룩스, 중국시장 덕에 ‘만년3등’ 벗어나다

TV 모니터 노트북PC 등에 쓰이는 대형 LCD패널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이노룩스가 세계 9.1인치 이상 대형 LCD패널 출하량에서 올해 2분기 시장점유율 20.2%를 기록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고 28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가 밝혔다. 지난 분기 18.3%보다 점유율이 높아졌다.

이에 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에 점유율이 18.7%로 1분기(21.2%)보다 눈에 띄게 줄어 들어 3위로 내려앉았다. LG디스플레이는 점유율 25.2%로 소폭 상승하면서 2009년부터 19분기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노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칠 수 있었던 이유는 중국 저가TV 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다. 이노룩스는 중국의 수익성 낮은 저가 UHD(초고선명) TV패널 시장을 공략해 큰 성과를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이노룩스가 중국 UHD TV제조업체에 패널 납품량을 크게 늘리면서 시장점유율을 상당히 높였다”며 “특히 저가형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면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UHD TV패널은 대형 LCD패널에 속한 제품군으로 중국시장에서 저가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노룩스는 중국에서 2분기 UHD TV패널 부문에서 점유율 36.8%로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가 25.3%로 2위, 삼성디스플레이는 22.2%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형LCD에서 대만기업에 밀려  
▲ 싱 투안 이노룩스 CEO

이노룩스는 3년 전부터 중국시장에 눈독을 들였다. 싱 투안 이노룩스 CEO는 2011년 “삼성과 LG를 이기려면 중국시장에 투자해야 한다”며 “앞으로 세계 패널시장 국가별 1,2위는 한국과 대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업체가 공격적으로 패널을 늘리고 있으나 개별제품으로 그들이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은 없다”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는 2012년 말 대만 CMI에서 이노룩스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의존하다가 시기 놓쳐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시장에서 힘이 약해진 것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사업에만 매달리다가 대형LCD사업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만 중점을 둔 나머지 글로벌시장 변화에 둔감해져 빠른 대응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대형LCD패널 출하량은 3359만 대로 직전분기보다 5.6% 줄었다. 반면 이노룩스는 3633만2천 대로 18.0% 증가했으며, LG디스플레이도 4천544만7천 대로 8.4% 늘어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대형LCD패널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맞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정으로 일어난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분기 출하량에서 일시적으로 3위가 됐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고가인 TV, 태블릿용 패널은 1위를 기록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며 “LCD 패널 전체 매출액은 여전히 이노룩스보다 많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중국 쑤저우에 LCD공장을 가동했다. 이노룩스에 빼앗긴 중국 UHD TV 시장 입지를 되찾아올 계획이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중국업체들이 대만 이노룩스 등과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대만기업들은 IT부문 기술 경쟁력이 있었는데 여기에 중화권 국가로 중국의 동질의식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내수시장 확대에 따른 효과를 고스란히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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