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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친환경사업 HD한국조선해양 추격, 김동관 정기선 경쟁 '그룹 대결' 양상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11-15 14: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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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화오션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경쟁사인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추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을 품은 뒤 그룹의 핵심사업인 방산과 에너지 쪽 역량을 조선·해양에 접목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려왔다. 
 
한화오션 친환경사업 HD한국조선해양 추격,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경쟁 '그룹 대결' 양상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한화오션에서 친환경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김 부회장이 조선과 해양에서 펼쳐지는 친환경 사업 영역 대부분이 HD현대그룹과 겹치는 만큼 동년배 친구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경쟁도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화오션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세계 최대 암모니아운반선(VLAC) 수주를 계기로 암모니아와 수소 등 무탄소 연료를 활용해 운항하는 무탄소 선박 상용화에도 더 속도를 낼 채비를 하고 있다. 

한화오션이 최근 그리스 해운사 나프토마로부터 수주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은 9만3천 ㎥의 암모니아를 운송할 수 있는 선박으로 지금까지 발주된 동종 선박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크다.   

한화오션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6562억 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들에는 친환경·디지털 기술력이 도입될 예정이다. 

축발전기 모터 시스템(추진축에 모터를 연결한 발전 장치)가 설치되며 한화오션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선박 플랫폼 ‘HS4’도 장착된다. 

HS4는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육상에서 수집하고 분석해 선주에게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적용 초기의 시범 단계부터 선주들의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부터 모든 건조 선박에 기본 사양으로 탑재되고 있다. 

이번에 수주한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은 선주의 요청에 따라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전환할 수 있다. 친환경 연료인 암모니아를 운반하면서 동시에 암모니아를 연료로 활용해 선박을 운항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친환경선박과 마찬가지로 암모니아 운반선과 추진선에서 한화오션의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 이력이 많을 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도 추진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 (Exmar)로부터 수주한 4만5천 ㎥급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을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해 건조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그동안 수주한 초대형 선박 건조계약 가운데는 향후 선주와 협의해 암모니아 추진엔진을 적용하기로 한 건들이 다수 있는 만큼 조만간 대형 암모니아 추진선 건조에서도 세계 최초 기록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한화오션이 세계에서 가장 큰 9만3천 ㎥급 암모니아운반선 건조 일감을 따낸 데다 향후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전환할 여지도 만들어 놓았다. 

이번에 한화오션이 수주한 선박은 크기나 가격 측면에서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확보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보다 한 단계 위라 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9월 8만8천㎥급 암모니아 운반선 4척을 6168억 원에 수주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친환경선박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HD한국조선해양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무탄소 선박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대체연료와 친환경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궁극적으로 암모니아 추진, 수소 추진, 수소연료전지 추진 등 탄소 배출이 없는 무탄소 선박의 상용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두 회사 사이에서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친환경사업 분야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 사이 경쟁의 격전지가 될 분야로도 꼽힌다. 

김동관 부회장(1983년 출생)과 정기선 부회장(1982년 출생)은 동년배로 재계 내에서도 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로 조선업 진출을 타진하던 시점부터 ‘절친’ 사이 경쟁이 어떻게 펼쳐질지를 놓고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부회장은 각각 그룹 내 위상도 엇비슷하다. 김동관 부회장은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에 이은 그룹 내 2인자이지만 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지 않은 만큼 실질적으로 그룹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기선 부회장은 최근 그룹 지주사인 HD현대의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권한과 역할을 한층 높였다. 아직까지는 전문 경영인인 권오갑 회장보다 한 단계 아래 직급이지만 정 부회장이 해외 영업과 기술개발, 미래 전략 등 세세한 실무를 모두 담당하며 그룹 내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권오갑 회장은 정 부회장의 아버지이자 HD현대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정 부회장과 경쟁 초반에 방산 수주 승리를 통해 선제점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오션은 7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이달 본계약까지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은 최종점수 91.8855점을 받으며 HD현대중공업(91.7433점)을 0.1422점 차이로 제쳤다. 
 
한화오션은 캐나다를 비롯한 각국 해군이 도입하려는 잠수함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기회를 물색하며 수주 기반을 보다 확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친환경선박 분야에서도 HD현대를 바짝 추격하며 정 부회장과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물론 친환경선박 분야에서 객관적 경쟁력은 HD현대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메탄올 추진선 수주에서 경쟁사들을 비교적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이밖에 암모니아와 수소 등을 적용하는 선박 기술에서도 경쟁사들에 다소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도 오랜 기간의 주인 없는 기업 신세를 벗어나 한화그룹 울타리 안에서 그룹의 네트워크와 자금력 등을 힘입게 된 만큼 친환경선박에서도 이전보다 강한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 친환경사업 HD한국조선해양 추격,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810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관</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245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기선</a> 경쟁 '그룹 대결' 양상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오른쪽).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부회장의 친환경사업 경쟁은 선박 분야에 그치지 않고 해양 분야 전반에 걸쳐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두 해양을 활용한 친환경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을 중요한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앞서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초 세계 최대 전자·TI 전시회인 ‘CES 2023’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HD현대는 ‘퓨처빌더’로서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에 앞장서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HD현대그룹이 보유한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활용해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운송·활용하는 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HD현대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과 탄소를 포집해서 만드는 블루수소 생산, 수소 활용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필요한 전력기기와 인프라 구축 등에 걸친 가치사슬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HD현대그룹 내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풍력터빈사업에도 직접 뛰어들며 해상풍력 사업을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부회장도 해양 분야를 중심으로 친환경사업을 보다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해상풍력 관련 투자를 기존 2천억 원에서 3천억 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선과 해상풍력 부유식 설비 제품군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이를 위한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에서부터 해상 변전, 해수 담수화, 수전해를 통한 수소·암모니아 생산, 수소·암모니아 운반선을 통한 이송까지 해양 분야 친환경사업 가치사슬을 촘촘하게 구축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김 부회장은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너지전시회 ‘가스텍 2023’에 참석해 글로벌 에너지기업 경영진들에게 한화오션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들이 지닌 친환경·디지털 기술력에 관해 설명하고 수소·암모니아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협력을 모색했다. 

김 부회장은 가스텍 행사에서 “미래 해양 시장을 선도하는 솔루션 마련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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