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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신한은행 독주체제 굳히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7-28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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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상반기에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1조가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기업 대출금과 저금리 예금을 동시에 늘려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은행의 '4강체제’가 무너지고 신한은행 독주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진원, 신한은행 독주체제 굳히나  
▲ 서진원 신한은행장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7조6700억 원 매출에 1조4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3%나 늘었다. 시중은행 중 상반기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21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임원들에게 “10년 뒤에도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고 개선방안을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행장은 이날 신한은행이 상반기에 성장성, 수익성, 건전성 측면에서 균형잡힌 모습을 보였다고 자평했다. 서 행장은 국내 첫 인수합병(M&A)전용 펀드를 내놓는 등 기존은행과 다른 자산운용방안도 과감히 시도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일회성 요인으로 들쭉날쭉한 당기순익 대신 영업이익으로 비교하면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과 달리 꾸준히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말하는 매출액은 이자수익, 수수료수익 등 모든 영업수익을 합한 것을 말한다. 영업수익에서 영업비용과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이 영업이익이며 은행 실적평가의 실질적 기준이 된다.

반면 국민은행 상반기 매출액은 8조1800억 원으로 신한은행보다 우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700억 원으로 신한은행의 64%에 불과했다.

하나은행도 매출액이 신한은행과 비슷한 7조430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신한은행의 절반 수준인 5700억 원에 그쳤다. 외환은행도 5조2400억 원 매출에 영업이익 4천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상반기 영업이익을 합쳐도 신한은행에 미치지 못한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영업이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수익지향적 경영 덕분인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신한사태' 이후 리스크 관리에 앞장서고 우량 대출자산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

신한은행은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직접 발굴하는 등 영업력을 보강했다. 이 덕분에 중소기업 대출이 지난해보다 4.0%나 늘었다.

신한은행은 또 시중은행의 핵심경쟁요소인 저원가성예금(LCF) 비중도 은행권에서 가장 크게 확대해 3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5조5천억 원 가량이 늘어난 규모다.

저원가성예금이란 금리가 0%대로 낮은 수시입출금 상품으로 보통예금과 기업자유예금을 포함한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저원가성예금이 신한은행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은행이 기업대출을 늘려 이자수익을 높이면서 저원가성예금으로 빠져나가는 이자비용은 최대한 낮춰 수익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분야에서 실적이 크게 늘었다”며 “전체 은행실적으로 보면 이자이익이 늘고 대손비용이 줄어들어 전년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런 실적을 놓고 최근 은행권에서 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의 '4강체제'가 무너지고 신한은행이 ‘독보적 1위’로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직원과 점포수를 따져도 신한은행의 수익성이 다른 은행에 비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임직원 1만4천여 명에 점포 895개를 보유하고 있다. 점포 1개당 영업이익이 11억6천만 원에 이른다.

반면 국민은행은 임직원 2만1천여 명에 점포 1157개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점포 1개당 영업이익이 5억8천만 원에 그쳐 신한은행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선두주자다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한은행이 우량여신만 취급한다거나 손실이 보이는 기업구조조정에서 홀로 발을 빼고 있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신한은행의 상반기 펀드잔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펀드시장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 독주체제 굳히나  
▲ 서진원 신한은행장(왼쪽)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약을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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