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건설현장 안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순환골재 품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업계 안팎에서 골재의 한국산업표준(KS)을 통해 표준화된 골재납품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납품 표준화로 유통구조를 투명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순환골재 품질관리 제도개선 필요성 대두, “유통구조 투명화해야”

▲ 순환골재 품질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은 무허가 골재파쇄공장 모습. <연합뉴스>


최근 열악한 자재수급 사정과 천연골재 고갈문제로 순환골재 사용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순환골재는 건설폐기물을 선별해 재가공한 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일반 골재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하지만 순환골재에 관한 품질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순환골재는 해마다 1회 정기심사를 제외하고 별도의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 일부 업체들은 정기심사 동안만 정상적 순환골재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재채취법에 따라 바다 및 산림, 육상골재, 선별파쇄골재 등 콘크리트용 골재 생산업체에 관해서는 수시검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순환골재 생산업체는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골재 수급사정으로 비용절감과 양적 측면만 고려한 저품질 순환골재 유통이 끊이질 않고 있다”며 “저품질 순환골재는 일반골재와 비교해 절반정도 가격이 싼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고 말했다. 

골재 품질관리 기준 일원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콘크리트용 순환골재는 건설폐기물법에 의해서 관리되고 있는데 골재채취법에서 정하는 ‘용도별’ 품질기준에 따라 콘크리트 골재로서 품질관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골재에 포함된 이물질에 관한 품질기준도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떠오른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토석을 사용해 제조한 선별파쇄 골재는 흙과 불순물 등 유해점토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유해점토가 다량 포함된 골재가 적용된 콘크리트는 양질의 골재로 만든 콘크리트와 비교해 30~40% 강도 저하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골재는 건설 자재의 핵심인 콘크리트 용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재로 높은 품질이 필요하다. 건설업계가 골재 품질관리를 위해 KS인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이유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부터 골재 채취업체를 대상으로 ‘골재채취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했지만 여전히 불량골재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에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던 관리 수준이 개정안 시행 이후 국토부가 지정한 품질관리 전문기관이 현장을 방문해 품질검사를 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골재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지는 못했다. 

현행 골재납품서는 표준화된 양식 없이 생산업체 또는 운반(판매)업체가 임의로 작성해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가 생산한 골재가 운반업체 이름으로 유통을 해도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골재 KS인증을 강화하면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S인증은 표준화된 납품서 양식을 제공하고 있고 골재 채취장소, 발생원, 제조자명 및 판매자명 구분, 골재품질 등을 세세하게 명시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골재 품질 균질화를 위해 국토부에서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KS인증'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국 골재 업체 2016곳 중 KS인증을 취득한 업체는 겨우 14곳으로 1%에도 못 미친다”며 “관련부처에서 불량골재 근절을 위한 신속한 조치를 취해 좋은 골재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