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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엔지니어링 하반기에는 대형 수주 확보할까, 올해 12조 수주목표 '빨간불'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3-09-27 14:5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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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신규수주 목표 12조 원 달성에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비화공부문 매출호조로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수소 등 친환경사업도 가시화되면서 경영지표들이 순항하고 있다. 다만 주력인 해외 화공플랜트부문에서는 올해 이렇다할 대형 수주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하반기에는 대형 수주 확보할까, 올해 12조 수주목표 '빨간불'
▲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신규수주 12조 원 목표달성에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 자료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8월31일 기준 올해 해외건설 계약금액이 8억4473만 달러(약 1조1419억 원)로 업계 8위에 그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 전체로 보면 한국 건설사의 해외 텃밭인 중동 발주가 늘어나면서 업황은 나쁘지 않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중동 건설전문지 MEED 등 자료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누계로 MENA지역 건설 프로젝트 계약금액은 1133억 달러(약 153조 원)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41.4% 늘어난 수치다.

실제 2023년 8월 말 기준 한국 건설사들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금액도 219억 달러(약 29조5825억 원)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6월 사우디에서 50억 달러(약 6조4천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고 현재 24억 달러(약 3조 원) 규모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2단계 공사 수주가 예상된다. 같은 그룹 계열사 삼성물산은 올해 8월까지 해외수주 57만7968만 달러(약 7조8112억 원)를 확보해 연초 세웠던 해외수주 목표 5조9천억 원을 이미 초과달성했다.

MENA(중동·북아프리카)지역은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2년 수주잔고 기준 MENA지역 비중이 41%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건설 상위권 건설사들 가운데 올해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고 있는 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3년 상반기 전체 수주실적이 3조8181억 원이다. 남궁 사장이 올해 초 제시한 신규수주 목표가 12조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목표 달성률이 33% 수준이다.

화공부문으로 범위를 좁히면 신규수주 성적은 더 주춤한 모습이다. 

2023년 상반기 삼성엔지니어링의 화공부문 신규수주는 7363억 원으로 올해 전체 신규수주 실적에서 비중이 19.3%에 그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2020년만 해도 전체 신규수주 실적에서 화공부문 비중이 57.4%, 비화공부문이 42.6%를 보였다. 

최근 2년 들어서는 비화공부문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면서 비중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2021년과 2022년 수주실적에서 화공부문 비중이 각각 41.1%, 38.1%로 40% 안팎을 차지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전체 수주잔고로는 화공부문 일감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하지만 올해는 화공부문 부진으로 신규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화공플랜트가 중심인 해외수주부문 목표 달성률은 12.3%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해외에서 신규수주 6조 원을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외 대형 화공플랜트 프로젝트 계약 등이 통상 하반기에 많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4분기만 남겨둔 시점에서 해외수주 목표금액을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 하반기에는 대형 수주 확보할까, 올해 12조 수주목표 '빨간불'
▲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1월 설계조달시공(EPC)사업 계약을 맺은 카타르 에틸렌플랜트 위치도.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1월 라스라판 석유화학이 발주한 카타르 에틸렌플랜트 패키지1 사업(1조6천억 원) 계약을 맺었다. 다만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수주한 것으로 실적은 2022년으로 편입됐다.

그 뒤로는 올해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사실상 이렇다 할 대형 수주실적은 없다. 회사는 이날 사우디 얀부 석유화학플랜트 기본설계(FEED)사업 수주소식을 알렸지만 수주금액은 약 260억 원 규모로 크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도 해외 화공플랜트부문에서 수주후보 프로젝트는 많다. 회사와 증권가 자료를 종합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190억 달러(약 25조6215억 원) 규모의 수주후보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 알제리 프로판탈수소/폴리프로필렌(PDH/PP)사업은 영국 페트로펙과 중국 건설엔지니어링기업 HQC 컨소시엄에 내줬고 그 뒤 아직 굵직한 프로젝트들의 수주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하는 자푸라 가스전 2단계 확장 프로젝트(29억 달러), 사우디 파드힐리 가스전 프로젝트(20억 달러)에 입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기본설계(FEED)사업을 수행한 인도네시아 CAP2 석유화학 프로젝트(20억 달러), 인도네시아 TPPI 석유화학 프로젝트(규모 미공개) 등도 하반기 수주가 기대되는 후보들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비화공부문 수주잔고가 빠르게 매출로 전환되면서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다만 3분기에도 화공부문의 대형 수주소식이 없는 등 수주 결과가 늦어지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바라봤다.

남궁 사장은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로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에 올랐다. 올해가 취임 첫 해다.

남궁 사장은 올해 초 신규 수주목표를 12조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2022년 수주실적 10조 원보다 20%, 지난해 수주목표였던 8조 원보다는 50% 높은 수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규모가 큰 여러 화공플랜트 프로젝트 등에 입찰해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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