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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 반도체공장에 '워터리스크', 소니 지하수 보전 모범사례 재현 추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9-27 11: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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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일본 반도체공장에 '워터리스크', 소니 지하수 보전 모범사례 재현 추진
▲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건설하는 반도체공장이 물 부족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는 과거 소니가 활용한 지하수 보전 방식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이미지.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일본 구마모토현에 신설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장이 ‘워터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수자원 공급을 지하수에 대부분 의존하기 때문이다.

TSMC는 소니의 ‘지하수 보충 프로젝트’를 벤치마크해 수자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니 반도체 공장은 농한기 논에 물을 무료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20여년 동안 지하수를 보충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TSMC 일본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이 앞으로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반도체 전문인력과 인프라 부족에 이어 전력 및 수자원 수급도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TSMC가 구마모토 공장에 들이는 초기 투자 금액은 1조 엔(약 9조 원)에 이른다. 비슷한 금액을 들이는 제2공장 투자 계획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구마모토는 소니와 도쿄일렉트론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생산공장이 밀집한 지역이다. 그러나 TSMC의 투자는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는 만큼 충분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반도체공장 특성상 생산 공정에서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만큼 수자원 수급이 특히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마모토현의 지리적 특성상 대부분의 수자원 공급은 지하수를 통해 이뤄지는데 TSMC 공장 건설로 단기간에 수요가 급증하면 수자원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이와 관련해 소니가 약 20년 전부터 활용하던 방식으로 지하수를 보충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장 주변 지역의 논에 농사를 짓지 않을 때에도 충분한 물이 공급되도록 즉 땅이 물을 흡수하도록 해 지하수를 꾸준히 채우는 것이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들어 일본의 농촌 고령화 등으로 논이 줄어들면서 지하수를 보충하기 충분한 농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TSMC가 구마모토현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자원 관련한 리스크를 계속 안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구마모토는 일본 내 농업 생산액 3위를 기록하는 농업 중심지로 꼽힌다. 자연히 논을 통해 유입된 지하수 매장량이 풍부하다.

블룸버그는 최근 TSMC의 일본 공장 건설을 조명하는 기사에서 도시바와 NEC, 후지쯔 등 반도체기업 투자가 구마모토에 집중되어 온 것도 충분한 수자원 공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SMC 일본 반도체공장에 '워터리스크', 소니 지하수 보전 모범사례 재현 추진
▲ 일본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소니 기술연구소. <소니>
그러나 TSMC의 공장 규모, 농지 감소에 따른 지하수 유입경로 축소 등 변화를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가 구마모토 공장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1200만 리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약 5만7천 가구가 쓰는 물의 양에 해당한다.

한 지역 주민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TSMC 공장이 현지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은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많은 문제점을 불러오고 있다”는 말을 내놓았다.

다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이 주요 고객사인 소니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수자원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소니는 글로벌 기후변화 프로젝트 CDP의 수자원 관리 평가에서 가장 높은 A 등급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만큼 물 관련한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구마모토 반도체공장에서 소니가 이뤄낸 지하수 보전 성과가 이처럼 우수한 평가를 받는 데 기여했다.

소니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연구소에서 지하수를 보호하고 보충하는 기술 및 방식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공장에서 사용한 산업용수를 재활용하는 비중도 늘고 있다.

TSMC가 소니와 같은 방식을 활용해 지하수 보전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니는 2003년부터 구마모토 반도체공장에서 ‘지하수 보충 프로젝트’를 공식으로 출범한 뒤 현지 농가와 협력해 농한기에 논에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시도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모두 소니가 부담했고 결국 이는 물 관련 리스크에 대응하는 기업의 노력에 우수한 선례로 남게 됐다.

소니의 전철을 밟게 된다면 TSMC의 일본 반도체공장도 수자원 부족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과적 해결 방안을 찾는 사례로 기록될 공산이 크다.

TSMC는 구마모토 지방정부 및 기관과 5월에 지하수 보전을 위한 협약을 맺는 등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망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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