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가 한 달 만에 18조 원이 빠져나간 역대급 예금인출 사태(뱅크런)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다만 뱅크런이 경영 전반의 관리 문제에서 비롯했던 만큼 김성렬 위원장이 조만간 내놓을 경영혁신위원회 조직개편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18조 ‘역대급 유출’ 새마을금고 회복세, 혁신위 김성렬 개편안에 쏠리는 눈

▲ 김성렬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위원장(가운데)이 6일 새마을금고에서 열린 회의를 주관하는 모습. <새마을금고중앙회>


14일 새마을금고에 따르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등으로 급격히 줄었던 수신잔고가 8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수신잔액은 8월과 9월에는 순증을 기록했다”며 “7월에 빠져나갔던 것은 정부 등의 적극적 조치로 확연히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12일 공개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같은 내용이 확인된다. 한 금융통화위원은 “8월 들어 새마을금고 수신이 순유입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가 역대 최대 규모의 수신자금 유출이란 악재를 조금씩 떨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전날 내놓은 통계를 보면 새마을금고의 7월 수신잔액(월말 기준)은 241조8559억 원으로 6월보다 17조6065억 원이 줄었다. 새마을금고가 세워진 뒤 최대 규모 감소폭이었다.

새마을금고에서는 6월 말과 7월 초 부동산PF 연체율 급증으로 부실금고 문제가 불거져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했다.
18조 ‘역대급 유출’ 새마을금고 회복세, 혁신위 김성렬 개편안에 쏠리는 눈

▲ 새마을금고 말잔 기준 수신잔액 추이. <한국은행>

당시 새마을금고를 빠져나간 자금이 제1금융권인 은행으로 흘러갔다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같은 기간 저축은행과 농협, 수협, 신협 등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비은행예금기관 수신잔액이 늘었다. 새마을금고 문제는 그만큼 심각했다.

지역금고들이 자금유출을 극복하기 위해 고금리를 제시하며 특판 경쟁에 나선 상황도 이제는 정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지역금고들의 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가장 높았다 4월에 대구지역금고 중심으로 잠깐 올랐다”며 “다만 그 뒤 계속 하락하다 (예금인출 사태가 있었던) 7월 초에 조금 올라왔다가 이제 다시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새마을금고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전성 문제가 컸기 때문에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위원은 “새마을금고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은행 업권의 건전성 관리 및 감독 강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구조개혁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미봉책에 그친다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6월말 기준 5.41%로 지난해 말보다 1.82%포인트 올랐다. 특히나 전체대출 196조5천억 원 가운데 56%를 차지하는 기업대출 연체율은 2.73%포인트 상승한 8.34%였다.

그런 점에서 김성렬 위원장이 이끄는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자문위원회로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 경영혁신위원회는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 모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새마을금고 경영자문조직으로 8월 출범했다. 

행안부는 상반기 영업실적을 최초로 공개하며 “경영혁신위원회와 함께 중앙회와 금고가 환골탈태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새마을금고는 회장 직무대행 김인 부회장이 “행안부를 비롯한 경영혁신자문위원회와 범정부 실무지원단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혁신위원회는 지금까지 두 번 열렸고 다음(3차) 회의는 추석 연휴 뒤에 열린다.

혁신위는 6일에는 2차 회의를 열고 △지배구조 및 경영혁신 △건전성 및 금고감독체계 강화 △금고경영 합리화 및 예금자보호 강화 등의 3대 분야에 10대 핵심과제를 선정했다.

김성렬 위원장은 이날 “새마을금고와 중앙회 경영이 정상화되고 다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강도 높은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