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사회초년생 금융 이해가 인생 바꾼다', 청년 금융교육 필요성 이구동성

▲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등이 주최한 '한국금융 2030 청년, 금융을 말하다' 세미나가 7일 국회에서 개최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MZ세대의 눈으로 금융을 바라보는 행사가 열렸다.

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 금융투자협회 등 공동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한국금융 2030 청년, 금융을 말하다’ 세미나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2030 세대를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현행 제도를 십분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윤창현 의원이 먼저 금융시장에서 높아져 가는 청년세대의 존재감에 대해 운을 띄운 뒤 실제 2030세대에 속한 전문가들이 각자 맡은 주제를 발표했다.

박세헌 청년재단 정책기획팀 매니저는 2030세대 약 2천 명을 대상으로 한 금융소비 행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청년세대의 약 60%가 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 가운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소위 ‘빚투’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빚투를 한 청년들은 대부분 주식(50.3%)에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부동산(18.8%), 가상화폐(17.8%), 펀드(11.0%)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개별 투자항목에 대한 이들의 만족도는 주식 31%, 부동산 39%, 가상화폐 23%, 펀드 33%로 대부분 낮았다. 큰 맘 먹고 빚내서 투자를 단행했으나 대개 실패를 경험한 것이다.

이처럼 청년세대는 기껏 확보한 금융자본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설문조사 주관식 문항에서 청년들은 ‘청년들을 위한 금융교육이 많아져야 하며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다수 개진했다.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이 의견에 힘을 보탰다. 정 위원은 청년으로서 본인의 '금융 생애'를 소개하며 금융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위원은 대학에 입학한 뒤 과외로 돈을 모아 2010년 당시 금리 6% 수준의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그런데 이후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2012년이 돼서야 예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그는 주식투자에 대한 실패 사례도 공유했다. 코로나19 당시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인 ‘줌(Zoom)’을 사용해보고 감명받아 계좌를 개설해 투자를 시작했으나 특정 종목만 매수하는 소위 ‘몰빵’ 투자를 했다가 손해를 봤다.

정 위원은 청년세대의 금융 이해도를 제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미국의 금융교육을 들었다.

그가 미국에서 유학할 당시 학교 측 금융교육 센터에선 머니101이라는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본적인 금융상식 뿐 아니라 예산편성, 자동차 구매, 보험가입, 임금협상, 연금설계, 현명한 소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청년금융 노하우를 제공했다.

정 위원은 “우리나라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며 “특히 졸업을 앞둔 시점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시의성이 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등교육 과정에서 조기 금융교육을 실시하면 청년층의 금융 이해도를 높여줄 것이다”며 “수능 경제 과목은 지나치게 학술적이므로 별도로 실용적인 금융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장]'사회초년생 금융 이해가 인생 바꾼다', 청년 금융교육 필요성 이구동성

▲ 정수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언급한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PSU) 금융교육 센터의 교육 모습.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이재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금융교육의 현황 및 개선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금융위 등 유관기관이 모인 금융교육협의회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의 실적을 점검하고 금융교육의 추진방향을 수립하는 단체다.

협의회는 E-금융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금융교육 체계가 지나치게 산재돼 있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제기에 따라 금융교육 관련 온라인 콘텐츠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플랫폼이다. 

다만 E-금융교육센터도 인지도가 아직 낮다. 금융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스스로 역설하고 있는 청년세대가 정작 체계가 갖추어진 현행 금융교육 플랫폼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 사무관은 “E-금융교육센터가 출범된 지 아직 얼마 안 돼 청년세대가 잘 모른다”며 “청년세대로부터 직접 의견을 청취해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당국은 청년세대의 금융이해도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E-금융교육센터 홍보를 강화할 것이며 콘텐츠도 더욱 청년 맞춤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