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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 SK텔레콤 플랫폼전략 어떻게 다시 짤까

신동훈 기자 dhshin@businesspost.co.kr 2016-08-15 17: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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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플랫폼전략을 다시 짤까?

장 사장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가 불발되고 SK그룹 내부에서 경영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기존에 세웠던 플랫폼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 플랫폼전략, "계속 추진" 의지

15일 이통3사의 2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SK텔레콤은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KT에 역전을 당했다.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된 뒤 처음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이 후퇴한 가장 큰 원인은 자회사의 마케팅 비용 증가였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콘텐츠와 플랫폼 강화에 32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다.

  장동현, SK텔레콤 플랫폼전략 어떻게 다시 짤까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를 전제로 세웠던 투자계획이어서 인수가 불발되며 마케팅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며 "기존 계획을 그대로 밀고 나갈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의 아쉬움을 딛고 플랫폼사업자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다지고 있다.

SK텔레콤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차세대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큰 그림은 변함없이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은 “앞으로 SK브로드밴드의 매출성장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며 "T맵 등 SK텔레콤 상품과 서비스의 전면 개방 결정은 플랫폼사업자로 본격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압박받는 장동현

SK텔레콤이 흔들림없이 플랫폼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장동현 사장이 기존 플랫폼 전략을 그대로 밀어붙일 지 업계는 주시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며 미래성장을 위한 '차세대 플랫폼 전략'을 내놓고 3대 플랫폼으로 미디어, 생활가치, 사물인터넷을 제시했다. 그 뒤 이 3개 분야에서 플랫폼 전략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러나 CJ헬로비전 인수무산으로 미디어 플랫폼전략은 밑그림부터 새로 짜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플랫폼전략은 미디어, 생활가치, 사물인터넷 등 3개의 플랫폼이 상호작용을 통해 선순환을 이끌어내는 구조"라며 "미디어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 대한 전략도 함께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새로운 실행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점도 장 사장에게 부담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말 ‘2016년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강한 어조로 그룹 성장 정체에 따른 위기의식을 강조하면서 사업환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영혁신 실행방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CJ헬로비전 인수무산과 최 회장의 이런 요구에 비춰 볼 때 장 사장이 플랫폼전략을 재점검하고 변화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다시 짤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 자회사 개편과 시너지가 관건

SK텔레콤의 플랫폼전략은 결국 자회사를 재편해 사업시너지를 얼마나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SK텔레콤은 그동안 보유한 통신 인프라와 서비스를 기반으로 자회사들의 핵심역량을 추려내 하나씩 결합해 나가고 있다"며 "SK텔레콤과 자회사, 자회사와 자회사 사이에 중복되는 사업영역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정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그동안 SK텔레콤의 자회사 재편에 주력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의 '클라우드스트리밍'사업부문을 100% 자회사로 만든 데 이어 SK브로드밴드가 SK플래닛의 주문형동영상서비스 '호핀'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다.

올해 들어 SK플래닛과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던 커머스플래닛을 합병했고 SK플래닛으로부터 SK테크엑스와 원스토어를 분리해 각각 플랫폼과 앱마켓을 담당하게 했다.

이를 통해 장 사장이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통합미디어사업을 추진할 토대를 갖추고 자회사들이 플랫폼 시너지효과를 내는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자회사의 재편은 여전히 미흡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대표적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포털(네이트), 메신저(네이트온) 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플래닛의 자회사로 SK텔레콤의 손자회사였다가 지난해 9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애초에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8월 엔터테인먼트회사인 IHQ에 매각될 예정이었으나 한달 만에 매각되는 대신 SK텔레콤에 전격적으로 인수됐다.

이를 놓고 SK텔레콤이 플랫폼사업 확장에 대비해 SK커뮤니케이션즈를 인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업영역인 유무선 인터넷서비스가 SK플래닛과 겹쳐 사업조정 후 합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해 사업재편이나 합병검토 등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플랫폼전략의 큰 틀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자회사들의 역할을 재조정해 시너지효과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신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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