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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형제 분할승계로 가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7-22 19:2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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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 형제 분할승계로 가나  
▲ 효성그룹 장남인 조현준 사장(왼쪽)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

조석래 효성그룹의 두 아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같은 날 나란히 효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효성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는 그동안 형제가 앞다퉈 지분을 매입해 왔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를 놓고 효성그룹 안팎에서 형제가 효성그룹 분리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효성은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지난 11일 각각 주식 2만5천주와 1만2500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지난 1일에도 효성 주식 3500주와 2천주를 각각 사들였다.

이는 형제가 그동안 형이 먼저 사면 동생이 따라 사고, 동생이 지분을 늘리면 형이 곧이어 지분을 확대하는 등 경쟁적으로 효성 주식을 사들였던 양상과 사뭇 다르다.

조현준 사장은 효성의 최대주주로 지분의 10.4%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상 부사장은 10.08%를 소유해 3대 주주에 올라있다. 아버지인 조석래 회장은 10.32%를 보유하고 있다.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은 지난해 2월까지 각각 효성 지분을 7.26%와 7.9% 소유했으나 경쟁적으로 지분매입에 나서 형제는 모두 10% 이상으로 지분을 늘려놓았다.

형제가 예전과 달리 마치 협의를 하고 같은날 주식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에서 일정 격차를 꾸준히 유지하자 일부에서 효성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분할승계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효성은 효성그룹의 중심에 서 있는 지배회사다. 효성그룹 계열사는 해외계열사를 포함해 115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72개가 효성과 지분으로 연결됐다. 순환출자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효성 지분만으로도 그룹 전체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효성그룹의 핵심사업인 7개 부문(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금융) 매출도 대부분 효성에서 나온다. 각각의 사업 실무를 담당하는 회사 32개는 효성의 주요 종속회사다. 주요 종속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총액 5백억 원을 넘은 계열사를 뜻한다.

효성은 효성그룹 주요계열사의 지분도 상당부분 보유하고 있다. 상장사인 효성ITX와 진흥기업의 지분을 각각 35.0%와 46.8% 소유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과 효성캐피탈도 43.5%와 97.2%를 갖고 있다.

조현준 사장은 효성그룹 내부에서 섬유사업을 주로 맡고 있다. 섬유부문은 효성이 국내를 담당하고 9개 해외계열사가 현지생산을 통해 이익을 거둔다. 고부가가치 섬유인 스판덱스와 폴리에스터원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조현상 부사장은 산업자재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산업자재부문 역시 국내사업은 효성이 책임지며 12개 해외계열사가 타이어 보강재와 탄소섬유 등의 산업소재 생산을 맡는다. 수익성은 섬유부문보다 낮으나 상대적으로 매출과 자산이 많다.

재계는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각각 맡고 있는 사업을 책임지는 한편 나머지 주요 분야 5개(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금융)을 쪼개 승계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룹 내 비중이 높은 화학과 중공업 분야를 나눠 분리승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조석래 회장도 분리승계를 거쳐 효성그룹 경영권을 쥐었다. 조석래 회장은 1981년 효성그룹 후계자가 됐을 때 동생 조양래 회장과 조욱래 회장에게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맡겼다.

이런 전망에 대해 효성그룹은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이 협의해 꾸준히 지분을 사고 있을 뿐”이라며 “승계구도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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