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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8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반기 내수와 수출이 함께 부진할 가능성이 크고 원화강세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까지 내리면서 실효하한 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책적 대응여력이 소진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보고 있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하반기에 하락세를 나타낼 위험성 때문에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대내적 부분을 보면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이 내수경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심리도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의 종료와 9월 말부터 실시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영향으로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한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정부가 경제적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전체 수출액의 25%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수출기업들이 최근의 원화강세로 실적 악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0일 종가 기준으로 달러당 1095.4원까지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11일에는 달러당 1099.5원으로 올랐지만 1100원선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연 0.25~0.50% 수준인 미국 기준금리와 차이가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 원화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이나 12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은행이 9월이나 10월에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더욱 줄어들게 된다.
마크 월튼 BNP파리바 선임연구원은 “최근의 급격한 원화강세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주요한 요소로 감안돼야 한다”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의 하락 위험에 따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논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