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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읽는 경제] 바이오의약품 성장, '신약물질 보고' 식물에서 곤충으로

이강운 holoce@hecri.re.kr 2023-07-21 11: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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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읽는 경제] 바이오의약품 성장, '신약물질 보고' 식물에서 곤충으로
▲ 필자가 복용하는 약.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비즈니스포스트] 가족력으로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의 만성질환 증상이 시작된 지 15년. 한 번 시작되면 치료를 통해 되돌릴 수 있는 질병이 아니어서 현상 유지를 잘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운동이나 식사 제한 등 절제된, 적절한 생활습관만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약 없이는 결코 조절할 수 없다.  DNA의 절대적인 영향으로 오랫동안 기저질환을 겪고 있지만 최근에는 환경적인 이유로 부정맥이 발병해 내 건강을 위협한다.

10여 가지의 만성질환에 6종의 약을 아침과 점심, 저녁으로 복용해야 하는 ‘종합병원’인 나를 지켜준 고마운 존재는 ‘약’이다.  

이미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린 고령화 추세나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 세계인의 숨통을 조인 코로나19가 약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부각시켰고 제약산업의 관련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질 높은 건강 백 세’ 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열쇠는 의약품이다.

인간이 문자나 그림으로 그들의 학습된 기억을 후대에 물려주기 시작하면서부터 질병에 대한 전통적인 치료법을 기록하고 있다.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기록이나 수천 년 전 중국의 전통의학 그리고 인도의 5천 년 된 점토판에서 질병 치료를 위한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모든 병을 치료하는 약재를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천식이나 소화, 통증이나 감기 같은 일상에서 자주 겪는 다양한 질병을 허브, 버드나무 껍질이나 양귀비와 같은 식물로 치료하는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하였다.

전통적 치료법의 물질은 주변에서 가장 구하기 좋은 식물로부터 구했다.

식물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물학적, 비생물학적 스트레스를 맞닥뜨리며 이들을 견뎌야 한다. 곤충, 세균, 바이러스나 곰팡이 같은 수없이 많은 생물의 공격을 받으면서 방어하고 극복하면서 면역 시스템을 구축한다.

외부의 다양한 공격을 막고 변화에 적응한 식물이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과정 중에 획득한 효과적인 저항성 물질을 생약으로 혹은 추출하여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했고 현재도 민간요법이나 한약의 약용식물로 사용하고 있다.
 
[곤충으로 읽는 경제] 바이오의약품 성장, '신약물질 보고' 식물에서 곤충으로
▲ (왼쪽부터) 약용식물 족도리풀, 가시오갈피, 익모초.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약은 18세기 말까지는 대부분이 생약재로서 오늘날의 한약처럼 자연에서 식물을 위주로 곧바로 채취한 물질을 이용했다. 단군 신화에 나오는 쑥과 마늘이나 특산 식품처럼 애용해 오던 생강과 인삼이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의약품으로 꼽을 수 있다.

현재도 약초와 전통 의약품은 대도시의 시민들부터 아마존 정글의 원주민까지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신약의 풍부한 원천으로, 야생식물 중 약재가 될 것 같다고 구전으로 전해진 새로운 후보 식물을 찾고 있다.

1805년에 독일의 화학자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핵심 성분인 모르핀을 분리 추출하여 정제된 의약품을 만들게 되면서 새로운 의약품 시대를 맞게 되었다. 즉 자연에서 채취한 원재료인 생약재에서 약효가 있는 성분을 추출하여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전의 사람들은 통증을 없애기 위해 버드나무 가지를 씹곤 했지만 이제는 버드나무의 활성 성분인 살리실산을 합성 복제한 일반 의약품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이제껏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말라리아 원충의 생태 주기를 차단하고 그 증식을 방지하는 '퀴닌'을 '키나 나무'의 껍질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약으로 먹기 시작했고 코카나무 잎에서 코카인을,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여 중추신경 자극제로 사용했다.  

한발 더 나아가 유기 화학이 발달하면서 생약재에서 약효 성분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화학 물질을 적절히 배합해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합성의약품’ 생산 시스템으로도 발전했다. 알약 형태의 경구제로 좀 더 쉽게 접근하면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진통제, 감기약, 소화제는 약국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고, 항균제, 항생제, 항암제와 같은 제품도 처방전만 있으면 쉽게 구하고 복용이 편리해졌다.

합성의약품으로 대량생산의 길은 열렸지만 인간의 질병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고 약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건강을 담보하기는 역시 쉽지 않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3천억 달러(약 331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2년 1510억 달러(약 155조 원)보다 약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불확실한 세계 경제 속에서도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은 대체 무엇일까?

바이오의약품이란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로 삼아 제조한 의약품을 말하는데 19세기 자연에서 채취한 원재료인 생약재에서 약효가 있는 성분을 추출하는 방식과 마찬가지다.

세포를 배양하여 만들기 때문에 큰 생산 시설을 필요로 하며, 생산 절차가 복잡하고 생산 비용이 많이 들지만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만드는 방식이므로 독성이 낮고 부작용이 적다. 단백질의약품, 항체치료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와 같은 특정 질병을 표적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라 기하급수적으로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곤충으로 읽는 경제] 바이오의약품 성장, '신약물질 보고' 식물에서 곤충으로
▲ (왼쪽부터) 붉은점모시나비애벌레, 사향제비나비애벌레.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새롭고 큰 시장의 기회에서 영향력이 강한 기술을 독점하는 것은 매우 이상적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연구되어 온 의약품과 같은 기술 영역에서 강력한 특허를 가지려면 많은 연구와 전략도 필요하지만 특별한 재료가 요구된다.

시장의 가능성이나 규모로 볼 때 화학 물질의 조합보다는 생약재가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고 생약재 중에서도 이제껏 활용해오던 전통적인 식물 기반이 아닌 지구상에서 아직 이용하지 못한 최대의 자원인 곤충을 생물체로 사용하면 큰 이득이 있지 않을까?

과연 곤충은, 애벌레는 어떻게 가장 강력한 신약 물질의 후보가 될 수 있을까?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소장은 1997년 국내 최초로 홀로세생태학교를 개교해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사)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통해 애기뿔소똥구리, 물장군, 붉은점모시나비, 등 멸종위기종 증식과 복원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2년부터 서식지외보전기관협회 회장이며 유튜브 채널 Hib(힙)의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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