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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승산 있나, 글로벌 경쟁 갈수록 치열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7-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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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승산 있나, 글로벌 경쟁 갈수록 치열
▲ 프랑스가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진은 5월15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 궁전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우측)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테슬라의 대규모 전기차 및 배터리 생산단지인 ‘기가팩토리’를 유치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활발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풍부한 천연자원 등 장점을 확보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에 이어 강력한 지원 정책을 내세운 유럽 국가도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면서 한국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16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프랑스 정부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투자 유치를 자신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테슬라의 다양한 투자 선택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매우 희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계속해 논의를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 기가팩토리 유치를 낙관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머스크 CEO는 5월과 6월 연이어 프랑스를 방문해 기가팩토리 건설 후보지를 살펴보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현지 투자 계획도 논의했다.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친환경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의회에도 친환경 제조설비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액공제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돼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기가팩토리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은 6월까지만 해도 투자 대상 지역으로 사실상 확정되어 있었지만 현재는 재검토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 주요 국가들이 기가팩토리 유치에 힘쓰는 이유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미국에 맞서 전기차와 같은 친환경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잇따라 대규모 전기차 및 배터리공장 유치에 성과를 내자 유럽연합도 이를 뒤따라 공격적인 지원 정책을 내걸고 테슬라를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과 독일, 중국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5곳에서 테슬라 전기차와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데 기가팩토리 한 곳에서 창출하는 일자리는 평균적으로 1만여 명에 달한다. 

기가팩토리는 대규모 고용 창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공장이 들어선 지역의 세수 확충 및 다른 전기차 및 배터리기업의 투자를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자연히 세계 여러 국가에서 테슬라의 시설 투자를 유치하려는 경쟁이 불붙고 있다.

멕시코는 이미 2월에 기가팩토리 유치를 확정지었고 캐나다도 유력한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국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 승산 있나, 글로벌 경쟁 갈수록 치열
▲  한국 또한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공들이고 있으나 유럽까지 경쟁에 나서면서 투자 기회가 올지 불투명해졌다. 사진은 현지시각으로 4월26일 미국 워싱턴D.C. 블레어하우스에서 윤석열 한국 대통령(오른쪽)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 정부도 테슬라 기가팩토리 유치에 뛰어들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를 중심으로 테슬라 기가팩토리 지원 계획을 논의하는 전담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4월 미국을 방문했을 때 머스크 CEO와 회동을 진행하며 한국에 투자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기가팩토리 유치전 양상을 살펴보면 한국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미지수다.

한국은 테슬라의 기존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다수의 경쟁력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와 소재기업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높은 인건비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 수, 천연자원 부족 등이 한국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가장 최근에 기가팩토리 유치를 확정지은 멕시코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이 풍부하게 매장되어 있다는 점 등이 비결로 꼽힌다.

중국 상하이에 이어 2번째 아시아 기가팩토리 후보지로 거론되는 인도네시아 또한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과 리튬 매장량이 많아 한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가 친환경 기술 기업을 표방하며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이고 있는 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0%를 밑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같이 막강한 전기차 경쟁사의 생산공장이 존재한다는 점도 테슬라의 한국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한 배터리업체 관계자는 ‘테슬라는 슈퍼 갑(甲)'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테슬라가 전기차 세계 1위 기업으로 강력한 협상력을 지녔기에 다수의 후보 국가를 두고 최대한 유리한 조건을 찾아 투자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이 기가팩토리 유치에 성과를 보려면 다른 국가와 차별화된 유인책을 제시하는 일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2022년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2030년까지 최대 12곳의 기가팩토리를 가동하겠는 목표를 밝혔다. 한국에 기회가 돌아올 가능성은 아직 충분한 셈이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이르면 2023년 연말에 차기 기가팩토리 부지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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