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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하게 만드는 테마파크의 매력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7-18 19: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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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착하게 만드는 테마파크의 매력  
▲ 일본 도쿄디즈니랜드에서 미니(왼쪽)와 미키가 공연하고 있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지난 해 1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KB국민은행의 지난 해 영업이익과 비슷하다. 잘 키운 테마파크 하나로 웬만한 대기업 부럽지 않은 성과를 낸 것이다.

도쿄디즈니랜드에 지난 30년 동안 6억 명 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8명 중 1명은 디즈니랜드를 방문한다. 디즈니랜드가 단순히 아이들의 놀이터를 넘어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디즈니랜드는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세워졌다. 테마파크의 원조다. 세계 테마파크 순위를 살펴보면 입장객 기준 1~8위를 모두 디즈니랜드 계열이 차지하고 있다.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 개발에 따른 파급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고용이 늘어나고, 테마파크가 들어서는 지역의 세금수입이 증가하며, 주변 인프라가 개선돼 지역이 발전한다.

◆ 디즈니랜드가 들어서면 몇 개의 일자리가 생길까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1호 디즈니랜드에 2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디즈니랜드의 규모가 커지며 추가로 만들어진 호텔과 쇼핑상가, 식당, 오락시설 등에도 4천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밖에 기타 간접고용인력 4만2천 명을 포함해 디즈니랜드는 약 6만6천여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국내기업으로 치자면 현대자동차 직원 수(6만3천 명)와 비슷한 규모다. 간접 고용인력을 제외하면 롯데쇼핑의 직원 규모(2만4천 명)에 버금간다.

1992년 개장한 프랑스 파리디즈니랜드는 개장 이후 5만5천여개의 직간접적 일자리를 창출했다. 당시 프랑스정부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디즈니랜드 유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단골공약도 테마파크 유치다. 경상남도와 미국 20세기 폭스그룹은 16일 경상남도 진해에 테마파크를 짓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장재혁 경상남도 투자유치단 사무관은 “글로벌 테마파크가 건설되면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아 고용창출 1만여 개, 경제유발효과 5조 원, 부가가치 2조2천억 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즘처럼 실업률이 높고 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 단비가 내리는 셈이다.

그래서 유치경쟁도 치열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절인 2005년 디즈니랜드 서울유치를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협상이 원만하게 흘러가던 도중 중국이 적극적으로 공세를 폈고 디즈니사에서 수익성이 뛰어난 중국 상하이를 선택하며 유치에 실패했다.

◆ 가난한 지역을 부유한 지역으로 바꾼 도쿄디즈니랜드 

도쿄디즈니랜드는 엄밀히 말하자면 도쿄시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도쿄 바로 옆 ‘지바현 우라야스시’에 위치하고 있다. 넓고 얕은 바다가 있어 오래 전부터 어촌으로 번성했던 곳이다.

  집착하게 만드는 테마파크의 매력  
▲ 로버트 아이거 월트디즈니CEO
그런데 산업화로 공장이 들어서며 생긴 폐수로 물고기가 집단폐사해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 됐다. 도쿄 인근에 디즈니랜드가 들어온다고 하자 이곳 주민들은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디즈니랜드 유치의사를 표명했다. 디즈니사는 우라야스시가 공항에서 가까운 점과 주위 환경이 깨끗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1983년 이전에 우라야스시는 일본 6천여 시읍면에서 가장 못사는 마을 중 하나였다. 그러나 도쿄디즈니랜드가 들어선지 30년이 지난 지금은 전국에서 상위 5위권 내에 들어가는 부자마을이 됐다.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이후 가장 먼저 우라야스시의 부동산세 수입이 28.5% 증가했다. 이는 당시 우라야스시 예산의 9%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도쿄디즈니랜드는 지난 해(2013년4월∼2014년3월) 연간 최다매출과 최다 방문객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방문객이 사상 처음으로 3천만 명을 돌파했고 4조8천억 원의 매출과 1조1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500대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긴 기업은 22곳이다. 도쿄디즈니랜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LG디스플레이(1조1600억 원)나 KB국민은행(1조2100억 원)이 올린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다. 테마파크 하나가 대기업 못지않게 돈을 벌어들이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도쿄디즈니랜드는 미국 월트디즈니사에 로열티를 지불하는 형태로 운영된다"며 "배당금과 법인세 등 성과 대부분이 외국으로 유출되지 않고 국내에서 순환해 일본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고 평가했다.

도쿄디즈니랜드의 연평균 방문객은 1600만 명으로 하루 평균 4만 명이 방문하는 셈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자연적으로 도로 등의 인프라도 개선됐다. 또 관광객들이 쓰는 돈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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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디즈니랜드의 퍼레이드

◆ 파리디즈니랜드는 왜 실패했나

반면 실패사례도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해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사에서 “디즈니랜드가 전체 월트디즈니사의 수익을 끌어올리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파리에 있는 디즈니랜드는 예외”라고 평가했다.

파리디즈니랜드는 지난 해 1천억 원, 2012년 680억 원의 손실을 보는 등 14년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파리디즈니랜드를 살리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 빚을 줄여주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1992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디즈니에 적극적으로 구애해 디즈니랜드 유치를 추진했다. 디즈니사도 유럽 200여 지역을 면밀하게 조사한 후 디즈니랜드의 위치를 파리로 최종 결정했다.

파리디즈니랜드는 지난 20여 년 동안 누적입장객 2억5천만 명의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규모가 너무 커서 문제가 됐다.

파리디즈니랜드는 57개 놀이기구와 60여 식당과 상점, 7개 호텔로 구성돼 파리 시내 면적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거대한 규모만큼 파리디즈니랜드는 5만5천여 개의 직간접적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러나 이 시설의 운영비와 종업원 임금을 지불하느라 파리디즈니랜드는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파리디즈니랜드는 2012년 방문자수 1120만 명에서 2013년 1043만 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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