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20대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 전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38점을 기록해 13위에 머물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는 현지시각 31일 세계 20개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지를 평가한 '2022 세계 자동차 메이커 순위: 누가 전기차 전환을 주도하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대차 기아 전기차 전환 20개사 중 13위, "기술 좋지만 재생에너지 더 써야"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20대 완성차업체를 대상으로 한 전기차 전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38점을 기록해 13위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와 기아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이 낮고, 전기차 전환에 대한 전략적 비전 등이 부족해 종합 평가에서 하위 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충전 속도에서 75점(100점 만점)을 기록해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주행 가능 거리 평가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73점)으로 평가됐고, 배터리 재활용 항목에서는 최고 점수인 100점을 받았다.

다만 재생에너지 구매 항목에서 11점을 받는 데 그쳤고, 다른 제조사와 비교해 낮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세워 전략적 비전 항목에서도 20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지페이 양 국제청정교통위원회 프로젝트 매니저 겸 승용차 프로그램 책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제조 공정에서 탈탄소화를 이루기 위해 지금 보다 더 많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에서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가 선두그룹을 형성한 반면, 토요타를 비롯한 주요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거의 모든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최하위 그룹에 속한 6개 제조사 가운데 5개가 일본 브랜드로 조사됐다.

독일의 BMW와 폭스바겐은 전기차로의 전환에 적극적 자세를 보여 올해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보고서는 각 제조사의 현재 주요 시장 내 위치, 기술 성과, 향후 탈탄소화에 대한 전략적 비전 등을 평가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