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세수입 부족 상황이 향후 더 악화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는 선을 그었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월3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세금 반환보증 관련 대출과 관련해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역전세난 사태에서 임대인 측의 요구 사항을 일부 수용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극심해지며 임대인이 전세금을 반환하지 못 하는 역전세난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임대인들의 전세퇴거대금 대출(보증금 반환 대출) 규모도 크게 늘었다.
임대인들은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은 만큼 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관련해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목소리를 내왔다.
추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계약 갱신 청구권, 임대료 상한제 등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임대차 3법) 시행으로 역전세난이 심해졌다고 바라봤다.
그는 “2020년 하반기 임대차 3법 통과 뒤 2년 계약 주기로 전세가격이 폭등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대두됐다”며 “역전세로 부동산시장이나 국민들의 경제생활에 큰 어려움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인식 아래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토교통부 등이 함께 실무검토를 거쳐 (대출 규제 완화와 관련해) 좋은 방안이 마련되면 국민들께 소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국세수입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당초 예상보다 세수가 두드러지게 감소한 이유는 법인세, 자산과 관련된 양도소득세가 덜 걷혔기 때문”이라며 “법인들의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기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어 나타난 상황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정 기간 내 세수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면서도 “정부가 대응 가능한 여러 방안으로 (대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더 빚을 내지 않고 어떻게든 올해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 틀 안에서 집행을 원활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가능성과 관련해선 올해 상반기 경기가 정부의 예상보다 나빴음을 인정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연간 전망 수치가 당초보다 조금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가장 큰 요인은 상반기 경기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조금 더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가 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연간 전망이 하향 조정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저하고’ 흐름과 관련해선 기존의 견해를 유지했다.
추 부총리는 “대부분 기관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훨씬 좋은 성장 전망 수치를 제시한다”며 “전반적인 흐름은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높아진다는 흐름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6월말이나 7월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함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수정 여부 또한 공개한다.
추 부총리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허용 방안을 놓고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여러 사회적 수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 인력 도입 관련 규제 완화 추진과 관련한 본격적인 문제는 기관·전문가 논의가 정리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상속세 개편문제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정부는 상속세 과세 체계를 유산취득세 형태로 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해외사례 등 조금 더 심층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세제 개편에 상속증여세 개편안을 담는다고 얘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