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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 자체 플랫폼 구축 시동, SM 카카오 하이브 3각 관계 속 독자노선 찾나

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 2023-05-30 14: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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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자체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플랫폼 사업 협력으로 JYP엔터테인먼트가 참여한 팬플랫폼 버블의 영향력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제 살길을 찾아나서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JYP엔터 자체 플랫폼 구축 시동, SM 카카오 하이브 3각 관계 속 독자노선 찾나
▲ JYP엔터테인먼트가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채용을 최근까지 진행했다.

30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최근 플랫폼 사업과 관련해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에 대한 채용을 진행했다.

채용분야는 소프트웨어엔지니어(백엔드), 소프트웨어엔지니어(프론트엔드), 프로덕트매니저, 프로덕트디자이너 등으로 지난 26일 기준 상시채용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채용보상금 100만 원도 내걸었다.

새로 뽑는 인력들은 JYP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그룹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 플랫폼 그룹은 정민종 JYP엔터테인먼트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의 소수 정예 조직이다.

정민종 CTO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도 컴퓨터공학 석사 공부를 했지만 중퇴했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획, 프로덕트매니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플랫폼 그룹에 대해 “회사 고유의 경쟁력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전 세계 팬들에게 궁극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팬들이 아티스트와 더욱 밀접하게 소통하고 관련 콘텐츠를 일관되고 쾌적하게 소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자체 구축하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위에 보유한 IP 기반 새로운 부가가치와 차별성 있는 팬덤 경험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를 위해 대용량 데이터처리 및 분석,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을 적극 연구하고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채용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자체 팬플랫폼 구축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JYP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팬플랫폼 사업을 벌여왔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팬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 디어유의 2대 주주다.

JYP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6월 디어유에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소속 아티스트를 버블에 입점시켰다.

앞서 JYP엔터테인먼트에는 하이브의 위버스에 합류할 기회가 있었지만 SM엔터테인먼트와 유대 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하이브는 2021년 1년 네이버로부터 스트리밍서비스 브이라이브를 양도 받기로 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브이라이브에서 활동하던 아티스트를 위버스로 옮길 기회가 된 것이지만 당시 JYP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포기하고 SM엔터테인먼트를 선택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부터 JYP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JYP엔터 자체 플랫폼 구축 시동, SM 카카오 하이브 3각 관계 속 독자노선 찾나
▲ 지난 26일 기준 JYP엔터테인먼트가 진행 중이던 채용 관련 게시물.

카카오는 하이브로부터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양보를 받아내는 조건으로 플랫폼 사업에서 협력을 약속했다. 플랫폼 사업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다.

하이브는 카카오와 협의에 따라 9월 위버스에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공식 커뮤니티를 오픈한다. 하지만 버블에서 활동하는 JYP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가 위버스에 입점하는 방안을 놓고는 어떤 논의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스스로 위버스 입점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앞으로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의 협력 구도에 JYP엔터테인먼트가 끼지 않고 독자 행보를 걷겠다는 결정으로도 볼 수 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몸담고 있는 버블의 영향력이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JYP엔터테인먼트가 자체 플랫폼 구축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하이브는 4월 위버스에 프라이빗채팅 서비스인 ‘위버스 DM’을 도입했다. 무료로 운영하던 위버스에 유료 서비스를 출시해 적자개선을 노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는데 이는 버블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아티스트와 팬이 메시지를 주고 받는 것은 버블에만 있던 서비스다. 버블보다 규모가 큰 위버스에도 해당 서비스가 도입되면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팬들이 위버스로 갈아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버블의 규모가 줄어들면 디어유의 2대 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관련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JYP엔터테인먼트의 CTO 직속 정예조직이 나서 자체 플랫폼 구축을 위한 채용에 나선 것은 JYP엔터테인먼트가 버블과 다른 자체 팬플랫폼을 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여지가 많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와 하이브 간의 팬플랫폼 사업 협력에 대한 합의로부터 자유롭기도 하다.

엔터테인먼트업계 한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입점으로 위버스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어 JYP엔터테인먼트가 위기의식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단계에서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긴 어렵더라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차원에서 사람을 모집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해당 채용공고에 대한 문의에 답변을 하지 않았고 곧바로 채용공고를 내렸다. 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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