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서 스마트폰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가 ‘G5’의 판매부진의 부담을 계속 안아 하반기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것으로 전망됐다.
조준호 MC사업본부 사장은 차별화와 혁신을 앞세우는 지금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사업전략을 지속할지, 삼성전자 갤럭시S7의 성공전략과 같은 ‘안정’을 선택할지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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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LG전자가 최근 스마트폰사업에서 대규모 변화를 추진하는 것은 단기적인 대응에 불과하다”며 “실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충분한 준비없이 G5를 출시해 양산 등에 차질을 겪으며 흥행에 실패했다고 자체적으로 파악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MC사업본부의 대규모 조직개편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황 연구원은 MC사업본부가 구조조정 비용부담을 안고 스마트폰사업 장기적 계획과 시장대응능력을 모두 갖추려면 앞으로 수년동안 의미있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파악했다.
MC사업본부는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3560억 원을 냈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3분기까지 8분기째 연속으로 적자가 이어지며 MC사업본부가 LG전자 전체실적에 계속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다.
LG전자가 9월에 출시할 V시리즈 신제품도 스마트폰시장 경쟁심화로 마케팅비 부담을 안고 있는데다 G5의 판매부진에 따른 재고비용도 만만찮아 실적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하반기 프리미엄 신제품 효과가 G5의 판매부진을 상쇄하기 역부족”이라며 “내년 상반기 출시할 신제품이 LG전자 스마트폰사업 유지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조준호 사장은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사업을 놓고 중요한 기로 앞에 섰다. 2014년 말 스마트폰사업 수장에 오른 뒤 출시된 G플렉스2와 G4, V10과 G5가 모두 부진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전체가 곡면으로 이뤄진 G플렉스2와 가죽 디자인을 적용한 G4, 전문가용 영상촬영에 특화한 V10과 세계최초 모듈식 디자인을 적용한 G5 등으로 프리미엄 제품에서 실험정신과 혁신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의문을 낳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전작과 변화를 거의 주지 않고 생산원가를 낮추는 안정적 전략을 택한 갤럭시S7 시리즈로 예상 밖의 큰 성과를 내면서 더욱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지디넷은 “스마트폰 소비자들은 실험적인 혁신보다 활용성이 높은 ‘적당한 수준’의 변화를 원한다”며 “LG전자는 애플 아이폰과 같이 실제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 시리즈에 일체형 디자인과 양측 곡면화면의 엣지 모델을 최초로 도입해 주목받았지만 실제 판매확대에 실패한 뒤 단점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 갤럭시S7의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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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왼쪽)과 'G5'. |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사례를 교훈삼아 G5에서 시도한 변화의 완성도를 높여 G6의 개선에 주력한다면 다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전자 MC사업본부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조직을 조 사장 직속의 G시리즈와 V시리즈 개발팀으로 완전히 분리한 만큼 내년 상반기 G6을 출시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마당인 만큼 조 사장의 역할과 전략 선택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지디넷은 “지금이 LG전자 MC사업본부가 그동안 시도하기 어려웠던 근본적이고 공격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최적의 시간”이라며 “소비자가 실제로 만족할 수 있는 혁신을 이끌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