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이번 달 말까지 경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가운데 우리카드의 리스크 관리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우리카드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순영업수익 2260억 원, 영업이익 570억 원, 순이익 460억 원을 거뒀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순영업수익은 5.3%, 영업이익은 50.3%, 순이익은 46.3% 급감했다.
▲ 우리카드는 고객 이용 실적 상승에도 순이익이 46% 하락했다. |
우리카드 고객들의 이용 실적이 늘어났음에도 신용손실에 관한 손상차손 탓에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우리카드는 올해 1분기 카드 이용 실적 20조6천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8.6% 증가했다. 더 많은 고객이 우리카드를 찾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2023년 1분기 신용손실에 관한 손상차손 1030억 원을 반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급증했다. 우리은행 손상차손(800억 원)보다도 많았다.
손상차손 외에 금리인상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적 물가 상승으로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이 계속됐고 이는 곧바로 카드사의 조달비용 악화로 이어졌다.
국내 경제도 점차 어려워지며 1분기 우리카드 연체율도 1.35%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0.79%)보다 0.56%포인트 증가했다.
연체율 상승에 충당금 적립액도 늘었다. 우리카드는 2023년 1분기 충당금 1030억 원을 적립했다. 2022년 1분기와 비교해 610억 원 늘었다.
긍정적인 부분을 찾자면 국내 금융지주 3위 경쟁을 하는 하나금융지주의 카드 계열사 하나카드를 앞질렀다는 점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순이익 202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63% 급락했다.
경쟁 카드사를 2배 이상 앞질렀다는 점은 우리카드에 기분 좋은 일이지만 향후 경쟁은 장담할 수 없다. 박 사장이 5월 말까지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박 사장과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등 4명을 행장 후보로 두고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가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역량 평가, 심층면접 등을 진행해 25일 무렵 최종 후보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금융업계에서는 늦어지는 행장 선임 과정 때문에 우리카드 경영 위축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올해 3월 취임하며 우리카드 경영에 집중해야 할 박 대표가 어쩔 수 없이 5월 말까지 행장 선임에도 신경 써야 해서다.
우리금융지주는 행장 후보 선정에 관해 객관적 지표를 통해 뽑았으며 현재 담당하는 부서의 실적 또한 행장 선임 과정에서 살펴볼 주요 지표가 돼 경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 실적의 85%를 책임지는 핵심 부서인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을 허투루 접근할 후보는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면접과 평가 등의 과정에서도 최소 2~3일을 두고 자료 준비와 발표 준비를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카드는 올해 준비할 일들이 많다.
올해 1분기 구축한 자체 카드망을 통해 본격 영업을 확장하며 향후 우리금융지주 영업의 밑바탕이 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진출한 인도네시아 할부금융 사업도 본격화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2022년 8월 1300억 원을 들여 현지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를 인수했다.
우리카드의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노하우를 통해 사업을 전개하며 향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앞서갈 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 이어진 경영 불안도 크지만 만약 5월 말 박 사장이 우리은행장으로 선임된다면 그 뒤로도 우리카드의 경영 공백이 이어질 가능성도 생기는 셈이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