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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 추격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의 바이오 탈중국에 힘받아

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 2023-04-1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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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롯데지주 비상장 자회사(지분 80%)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염두에 둔 성공전략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길이다.

이를 위해 초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궤도에 올렸던 인물들을 영입해 전권을 주기도 했다. 그 조건은 하나 롯데바이오로직스를 단기간 내에 CDMO(의약품위탁개발 및 생산) 시장에 안착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전략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미국의 바이오 탈중국 기조가 한국 바이오산업,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알아본다.

제약업계는 선두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후발주자인 롯데바이로직스 사이 격차가 20년에 이를 것으로 본다. 이를 조금이라도 더 단축시키기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고객들이 있는 미국에서 출발한다는 수를 냈다.

원래부터 한국 바이오 기업들은 중요한 고객들이 가득한 미국과 접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긴 했다. 미국 제약사들의 일감을 받아야 할 때가 많은 데다 꼭 북미 사업을 하지 않더라도 기술협력과 기술동향 파악을 위한 지사 설립이 기본처럼 여겨져 왔다.

그래도 한국과 법과 노동문화가 다른 미국 현지생산까지 가는 경우는 많지 않았는데 최근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기조가 바이오산업에 영향을 미치면서 앞으로는 미국 진출은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9월 ‘국가 생명과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공표하면서 `살아있는 공장, 세포와 바이오매스는 의약품에서 연료와 플라스틱까지 우리 매일의 삶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행정명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결정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국 현지 생산기지 설립이 강요된다는 점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이와 같은 움직임의 배경은 바이오산업 강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데 있다.

실제로 2020년대 들어 중국은 방대한 제조시설과 저렴한 인건비로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의 일감을 독차지해가고 있었다. 중국의 의약품 생산용량은 2018년 87만 리터에서 2021년 180만 리터로 2배 이상 늘었으며 이 가운데서도 CDMO 분야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중국 바이오산업 견제는 이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한국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나 국내 후발주자였던 롯데바이오로직스에게는 더욱 그렇다.

국내 CDMO 기업들은 2023년 현재 국내에만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미국 내 정책 변화에 따라 현지 고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현지 생산기지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워싱턴, 텍사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를 공장 후보지로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공장을 짓는다고 해도 상업생산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고 그 인력들이 짜임새있는 협업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아예 미국에서 출발한다는 선택을 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점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1월 고객사인 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과 사업운영권, 인력을 흡수하면서 제품 양산, 시장 진입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단기간에 해결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시장 진입 기간을 1년 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고객도 고객이지만 기존 BMS공장의 인력을 그대로 승계받은 점이야 말로 이번 인수의 핵심이라고 보기도 한다.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제약바이오산업에서는 한 발짝 한 발짝이 법과 제도에 의해 엄격히 통제받고 공급망 사이에서 꼭 지켜야 하는 규약들도 많다. 이처럼 제약산업 전반에 걸쳐있는 제도와 관행을 GMP, 또는 GMP컬쳐라고 부른다.

미국 현지 GMP컬처에 적응한 인력을 다수 확보한 롯데바이오로직스, 후발주자였던 롯데바이오로직스가 한국 CDMO기업들의 미국 진출의 속도경쟁에서만큼은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이 공장에 86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인공항체 중심의 생산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 제품인 항체약물접합체과 제약 완제품 생산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과 같은 CDMO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의 바이오 탈중국 정책을 발판으로 삼아 도약할 수 있을까?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한국에서 또 다른 CDMO 공룡이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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