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로봇기업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서비스로봇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지금껏 여러 로봇기업에 활발하게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그런 만큼 로봇기업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로봇기업으로 도약을 본격적으로 노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로봇사업 빠르게 성장 전망, 조주완 로봇기업 더 사들일까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인수합병을 통해 로봇사업을 육성하는 속도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전자업계에서 나온다.


31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구광모 LG 회장 체제가 출범했던 2018년부터 로봇 분야에 5년째 투자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관련 매출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LG전자의 자체 로봇사업 매출액은 300억 원으로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LG전자는 3만여 건의 글로벌 통신특허를 통해 로봇 하드웨어 뿐 아니라 로봇과 AI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연결기준 80조 원이 넘는 LG전자 전체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로봇사업은 앞으로 매년 2배씩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 사장은 이미 사업화를 시작한 서비스로봇 분야에서 클로이 제품군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물류로봇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 로봇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르면 4월 '클로이' 신제품을 내놓고 미국과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 LG클로이 서비스로봇 새 모델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전파인증 적합성평가를 마치면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1~2개월 안으로 출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클로이 서비스로봇 뿐만 아니라 물류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가 미용기기나 의료기기 관련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로봇기업으로서 도약하려는 구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18년 산업용 로봇기업 로보스타 지분을 30% 가량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로봇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그 뒤 최근 4년 동안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엣 SG로보틱스),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로봇 관련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 로봇기업에 활발하게 지분투자를 펼쳤다. 

이 가운데 클로이를 위탁생산하는 로보스타를 제외하면 아직 성과를 내는 기업이 나오지 않은 만큼 유망 로봇기업의 추가 인수합병을 통해 기술력을 보강해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LG전자의 움직임과 조주완 사장의 발언에서도 로봇분야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LG전자는 3월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사업 확장에 기반이 될 ‘기간통신사업’을 정관에 올리는 안건을 처리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5G특화망 기간통신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준비하는 5G특화망 서비스는 기존 통신사가 아닌 일반기업이 필요에 따라 주파수를 할당 또는 지정받아 토지 건물 등 제한된 구역에서 운영하는 네트워크를 말한다.

5G특화망은 로봇, 인공지능 등과 결합해 기업별 맞춤형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LG전자가 5G특화망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로봇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는 것으로 읽힌다.

병원이나 호텔 등에 제한적 범위 내에서 쓸 수 있는 5G특화망을 구축하면 로봇과 연계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조 사장은 올해 세계전자박람회 CES2023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인수합병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장과 함께 로봇사업을 꼽고 있는데 지주사 LG도 IR보고서를 통해 인수합병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LG의 2022년 4분기 IR자료를 보면 가용 현금성 재원은 2조1천억 원 이상(+α)으로 운영자금에 4천억 원을, 주주환원 정책에 5천억 원을, 성장투자에 1조2천억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주사 LG와 LG전자 모두 로봇사업의 중요성과 인수합병을 강조하는 만큼 이르면 올해 의미 있는 인수합병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LG전자는 지난해 3월 세계적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하며 로봇사업의 인적 기반도 단단히 다져가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등 많은 대기업들이 로봇 시장 진출을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지목한 상황이다”며 “로봇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근본적 이유는 산업 성장성이 높아 계속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