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각에서 열린 신제품 '켈리' 발표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오찬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2019년 테라의 출시를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비유했는데 이번 켈리의 출시는 연합 양동작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 상무가 새로운 맥주 제품 켈리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켈리’ 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 등 하이트진로 경영진 다수가 참석했다.
이날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은 ‘맥주시장 1위 탈환’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변즉생안즉사’ ‘진격’, ‘연합작전’, ‘선전포고’ ‘탈환’ 등의 표현이 서슴없이 사용됐다.
오랫동안 국내 맥주시장에서 점유율 기준 2위에 머물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절치부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김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2019년 출시한 테라가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국내 주류업계의 판도를 뒤집어놓았다”며 “다만 코로나19와 엔데믹 이후 경기침체 등의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하이트진로의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물론 하이트진로가 태생부터 2인자였던 것은 아니다.
한때는 2000년대 후반까지 국내 최초 비열처리 맥주 ‘하이트’를 통해 하이트진로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에게 2012년 맥주시장 1위를 내준 뒤 11년째 2위 자리에 머물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50% 초반대, 하이트진로가 30%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 하이트진로가 2019년 3월 테라 출시이후 4년만에 '반전 라거' 콘셉트의 맥주 '켈리'를 내놓았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각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장에 진열된 켈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테라가 지난해 연간 판매량 10억 병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김 사장은 “국내 주류시장이 생산자 중심의 구조에서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과 요구를 선제 대응해야 살아남는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며 “테라가 다져놓은 입지에 안주하지 않고 경기가 침체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과감한 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인사말이 끝나고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실 상무가 등장해 ‘반전 라거’ 콘셉트의 맥주 켈리를 소개했다.
오 상무는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이 한창이었던 시기부터 켈리의 출시를 준비해 왔다”며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진로’의 사례에서 봤듯이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가 다양해진 만큼 테라와 짝을 이룬 ‘연합작전’이 필요했다”며 힘주며 말했다.
2024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1위 탈환에 대한 염원이 켈리에 고스란히 담겼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오 상무는 “국내 맥주소비 계층은 청량감을 선호하는 소비자와 부드러움을 선호하는 소비자로 양분되어 있다”며 “켈리는 두 소비계층의 선호를 동시에 만족시키키 위한 제품이다”고 설명했다.
켈리 개발을 위해 하이트진로 연구소의 인력들은 128종의 시제품을 개발해 테스트를 거쳤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연구원들의 목표는 입 안에서는 부드러움을, 목넘김에는 청량한 탄산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었는데 이는 덴마크산 맥아와 이중온도숙성공법으로 구현됐다.
이날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브랜드 콘셉트인 ‘반전 라거’를 전달할 최적의 모델로 배우 손석구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손석구씨가 대중들에게 ‘선악이 공존하는 배우’라는 이미지로 각인된 만큼 고개가 끄덕여지는 발탁이었다.
제품 소개를 마친 오 상무는 다시한번 비장한 언어로 맥주시장 1위 탈환 의지를 내비쳤다.
▲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각에서 열린 신제품 '켈리'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열린 신제품 발표회장에 진열된 켈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오 상무는 “맥주시장은 유난히 굴곡이 많았던 시장으로 30년 동안 시장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제 켈리-테라를 통해 긴 전쟁의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제품 소개가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주어졌다,
테라와 자사 제품 경쟁률잠식(카니발라이재이션), 폭탄주 적합성 등 켈리가 맥주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하이트진로 측은 “켈리를 통해 오비맥주의 카스가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을 가져올 여지가 더 크다고 본다”며 “각 브랜드의 차별점과 품질을 구분할 수 있을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도화 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켈리는 기본적으로 폭탄주 제조를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은 아니다”며 “맥주 자체의 완성도가 높아야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이 끝난 뒤 하이트진로 측이 마련한 켈리 시음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켈리를 활용한 폭탄주 이름을 두고 ‘캐슬(캘리+참이슬)’ ‘진리(진로+켈리)’ 등의 제안이 나왔다.
앞서 테라 출시 당시에도 테라와 참이슬을 섞어 만든 폭탄주에 ‘테슬라’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테라가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