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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부회장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7-21 11: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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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부회장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이 2015년 11월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네시스 브랜드 발표행사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회장이라는 자리는 전문경영인이 사실상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자리다. 주요 그룹의 부회장 자리는 그룹에서 2인자나 총수의 최측근이 차지한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회장은 다르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은 대부분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워진다.

그러다보니 부회장도 많다. 다른 그룹들은 부회장을 아예 두지 않거나 많아도 5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은 9명에 이른다. 한때 10명을 넘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에서 부회장이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 공대 출신 부회장, 7명 가운데 5명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오너일가를 제외한 부회장 7명 가운데 5명이 공대 출신이다. 특히 4명은 서울대학교 공대를 나왔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재무나 인사 등 경영지원부문의 경우 애사심과 충성심을 중요하게 여기고 연구개발부문은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명의 부회장을 소속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에서 윤여철 부회장, 김용환 부회장, 양웅철 부회장, 권문식 부회장 등 4명, 기아차에서 이형근 부회장 1명, 현대제철과 현대파워텍에서 우유철 부회장과 김해진 부회장 등 각각 1명씩을 두고 있다.

현대차 소속 4명은 모두 미등기 임원이고 나머지 3명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과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 김해진 현대파워텍 부회장은 모두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역시 공대 출신이다.

양 부회장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텍사스대에서 기계설계학 석사학위, UC데이비스에서 기계설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권 부회장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아헨공과대학대학원에서 생산시스템공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대차그룹 부회장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 권문식 현대차 부회장.
양 부회장과 권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연구개발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두 부회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현대차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

양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에 몸담은 지 12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양 부회장은 1987년부터 미국 포드의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하다 2004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보수적인 현대차그룹에서 외부출신 인사가 부회장까지 오른 데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머지 부회장들은 대부분 현대차그룹이나 과거 현대그룹에서 시작했다.

김해진 현대파워텍 부회장은 엔진과 품질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승용디젤엔진개발실장과 개발품질담당 부사장, 성능개발센터장을 거쳐 최근까지 파워트레인담담 사장을 지냈다.

김 부회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거쳐 서울대 공대 대학원에서 조선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 부회장 역시 현대차그룹에서 손꼽히는 철강전문가다. 현대중공업을 거쳐 현대제철에서 기술연구소장과 당진제철소장을 지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의 경우 조금 특이하다. 서울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지만 해외영업에서 두각을 보이며 부회장에 올랐다.

◆ 노무관리 전문가 윤여철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은 노무관리분야의 전문가다. 현대차그룹 본사에서 그룹 전체의 노무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윤 부회장 경력의 대부분은 노무 관련 업무다. 윤 부회장은 2004년 현대차 노무관리 지원담당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 만에 다시 사장에 올랐다. 3년 뒤인 2008년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 부회장 되려면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윤 부회장은 노무총괄담당 부회장을 지낸 2008년부터 3년 연속 노조의 무파업 임단협 타결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2012년 현대차 노조원이 분신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고문으로 물러났다.

그 뒤 2013년 5월 정규직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와 사내하청 노조의 전원 정규직화 요구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현대차의 구원투수로 다시 투입됐다.

윤 부회장은 타협을 싫어하고 원칙을 매우 중시한다. 이 과정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여 현대차 노조에서 원성이 높다.

현대차그룹 부회장단이 각 영역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그룹 내 권력다툼에서도 한 발 물러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2인자, 회장의 오른팔이라는 의미보다 각 영역의 전문가로 보는 게 맞다”며 “정 회장은 여러 명의 부회장을 두고 힘을 나눠주며 견제를 통해 그룹 장악력을 높이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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