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사먹는 시대'의 그림자, 유엔 씽크탱크 생수 소비 증가 위험성 경고

▲ 유엔 산하 연구소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부족 문제에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플라스틱 병들을 모아둔 모습. < VICE >

[비즈니스포스트] 유엔(UN) 씽크탱크가 3월22일 '물의 날'을 맞아 전 세계의 식수 부족 문제에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 수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플라스틱병에 담겨 판매되는 생수 소비 증가로 이어져 환경 오염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유엔 산하 물·환경·건강연구소는 보고서를 내고 전 세계 생수 소비 급증이 각국 상수도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근거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세계 인구 가운데 약 22억 명이 안전한 식수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 수는 약 4%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전 세계 생수시장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73% 가량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약 3500억 리터였던 생수 소비량은 2030년까지 31.4%가 늘어난 4600억 리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공공상수도 설비를 통해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생수를 구매해 마시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물·환경·건강연구소 소장 카베 마다니는 성명을 통해 “생수 소비량 증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각국이 공공상수도 시스템 관리에 실패했음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생수 소비량 증가가 플라스틱을 통한 환경오염 문제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2021년 한 해에 생산된 플라스틱 병은 6000억 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고 이 가운데 대부분인 5100억 병이 매립될 것으로 추정됐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생수병 양이 늘어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연구소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플라스틱 생수병 소비량이 늘어나면 2040년에는 해양에 유입되는 생수병이 현재의 세 배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 방지활동을 펼치는 미국 비영리단체 5대 환류대 연구소(5 Gyres Institute) 관계자는 “깨끗한 물을 마시는 것은 인간의 권리”라며 “그러나 플라스틱 오염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도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라고 로이터를 통해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