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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노사갈등과 오너리스크에 화재까지, 실적 회복 '빨간 불'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3-13 17: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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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타이어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계획을 세웠는데 지난해 임금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 데다 최근 오너리스크에 화재사고까지 덮쳐 경영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 노사갈등과 오너리스크에 화재까지, 실적 회복 '빨간 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대전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타이어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12일 밤 발생한 화재로 인한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는 모습. <연합뉴스>

13일 한국타이어와 대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10시9분쯤 대전광역시 대덕구 목상동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이날 오전 11시경 초기진압이 완료됐다.

이번 화재는 남북으로 1·2공장이 나뉜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북쪽에 위치한 2공장내 타이어 모양을 만드는 가류공정이 있는 12동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2공장 양쪽으로 번져 연면적 8만6769㎡ 규모의 2공장이 전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2공장 물류동에 있던 약 40만 개 타이어 가운데 약 21만 개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대전공장에서는 한국타이어의 전체 생산량의 약 20%인 하루 평균 4만~4만5천 개의 타이어가 생산된다.

한국타이어는 화재가 발생한 전날부터 대전공장 전체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재가동 시점은 추후 알리겠다고 공시했다.

이번 화재는 물류 창고가 아닌 생산라인에서 불이 시작돼 재산피해뿐 아니라 생산차질도 불가피해 한국타이어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조3942억 원, 영업이익 7057억 원을 냈다. 매출은 역대 최대 실적이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9.9% 늘었다.

타이어업계는 2021년부터 완성차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대란의 '3중고'를 겪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업황이 나아지고 있다.

핵심 원료인 천연고무 가격과 합성고무 가격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4분기 기준 천연고무와 합성고무 가격은 같은해 3분기보다 11%, 25% 각각 낮아졌다. 또 물류대란으로 치솟았던 운송비도 하향 안정화하며 한국타이어는 실적을 개선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노조와의 갈등 속엑서 한국 내 두 개 공장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대전공장 화재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대전공장과 금산공장 등 한국타이어의 국내공장은 2021년 연간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도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한국타이어 1노조)의 게릴라성 파업 등의 영향을 받아 연간 적자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타이어 사측은 한국노총 아래 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어 노조(2노조)와는 2022년 임금협상(임협)을 마무리지었지만 1노조는 사측에 2노조와 합의한 내용에다 기본급 0.6% 인상과 일시금 200만 원 지급을 추가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1노조는 지난해 7월부터 게릴라 파업을 벌였지만 사측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해 임협이 해를 넘기고도 매듭을 짓지 못해 갈등의 불씨를 그대로 남겨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한국타이어 노조는 1노조와 한국노총 아래 고무산업연맹 한국타이어 노조(2노조)의 복수노조 체제로 변경됐다. 애초 2노조가 대표노조 역할을 했으나 1노조가 지난해 초 조합원을 대거 확보해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오너리스크까지 짊어지고 있어 실적 회복을 기대했던 올해 경영 일정에는 더욱 짙은 그늘이 드리웠다.

검찰은 최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 회장 겸 한국타이어 회장을 구속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주력 계열사 한국타이어가 2014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다른 계열사 '한국타이어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에 관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부당 지원을 통해 얻은 이익이 총수 일가에 흘러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에게는 횡령·배임 혐의도 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의 박지훈 대표에게 한국프리시전웍스 자금 약 130억 원 규모를 부당하게 빌려준 혐의다. 이와 별개로 조 회장은 회삿돈을 개인 집수리와 외제차 구매 등에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횡령·배임액은 모두 2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은 5억 원 이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때는 형 집행 종료 후 5년 동안 관련 기업체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업황 회복에 발맞춰 18인치 이상 타이어 매출 비중을 지난해 41%에서 올해 45%로, 승용 및 경트럭용(PCLT)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중 전기차 모델 공급 비중을 지난해 11%에서 20%로 늘리는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수일 대표이사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경영을 이끌고 있으나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를 위해선 지속적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오너경영인 조 회장의 경영공백은 실적 확대뿐 아니라 성장동력 확보에도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사고 경위 및 피해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현시점에서는 사고 수습 및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복구기간을 단축해 손실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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