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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파산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르다, 금융당국 발빠른 대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13 11: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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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 파산 2008년 금융위기와 다르다, 금융당국 발빠른 대처
▲ 캘리포니아은행 파산은 금융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 < AFP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요 외신은 미국 금융당국의 예금액 보장 및 문제 원인이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 금융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실리콘밸리은행이 보유하던 예금액을 예금자들이 모두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이 구제금융은 없다고 발언한지 하루 만에 예금액보장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의 영업을 중지시키고 자산을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 옮겼다.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는 이후 실리콘밸리은행 자산을 매각해 고객 예금을 보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국 금융당국 관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보장 대상에는 주식과 채권이 포함되지 않으므로 구제금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인용해 “(현지시각으로) 3월13일 월요일부터 모든 예금액을 인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금보험 대상이 되는 25만 달러(약 3억2850만 원) 미만 예금을 보유한 고객은 물론 그 이상 규모로 예금한 고객 또한 보호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예금자들의 심리가 반영되는 대규모 인출사태(뱅크런)와 관련 있는 만큼 금융당국이 과열된 긴장을 가라앉히는 조치로 예금보장 메시지를 발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산규모가 2120억 달러(약 278조5044억 원)에 이르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은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 금융당국의 발빠른 대처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금융 시스템을 통해 위험을 확산시키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는 작업으로 읽힌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2008년 파산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다.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미국 금융당국 관계자들 사이에 강하게 자리잡고 있을 수밖에 없다. 

주요 외신들 또한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이 2008년 사태와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을 보인다. 
 
현지시각으로 11일 작성한 사설에서 파이낸셜타임즈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글로벌 금융위기때와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금리 요인이 강하게 작용한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은 수익성의 문제라고 봤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더 높은 수익을 찾으려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예금을 인출해 벌어진 사태라는 것이다. 

부실채권 발행을 남발했다가 지급능력에 문제가 생겨 금융기관이 줄도산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상황임을 파이낸셜타임즈는 짚었다. 

실리콘밸리은행 사태는 엔데믹에 접어드는 코로나와 함께 초저금리 시대 또한 저물고 있으므로 또 다른 2008년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예상했다. 

한국 금융당국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대응 태세를 갖추면서도 한국 금융계까지는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또한 “실리콘밸리은행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며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출투자책임관 회의에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또한 미국 금융당국의 메시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의 예금액보호 발표 직후 S&P500 선물지수와 나스닥 선물지수는 각각 1%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선물지수는 미래의 지수를 예측해 거래하는 상품을 가지고 집계한다. 선물지수가 오른 것은 미국 금융당국의 예금보장 조치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투자자들이 분석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초저금리를 활용해 투자하던 일부 은행 및 스타트업 기업들 또한 자금부족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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