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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흑자 쿠팡' 김범석 새 과제 받다, 성장률 둔화 해결책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3-02 14:3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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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쿠팡에 또 다른 과제가 주어졌다. 성장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성적을 통해 흑자를 낼 수 있느냐는 세간의 의심을 지우는데 성공했지만 낮아지는 성장성에 대한 해답을 추가로 요구받고 있다. 
 
[오늘Who] '흑자 쿠팡'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1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새 과제 받다, 성장률 둔화 해결책은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쿠팡의 성장성 둔화에 대한 해법을 요구받고 있다. 흑자전환을 성공적으로 증명한 그에게 또 다른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2일 국내외 증권업계의 시각을 종합하면 쿠팡이 올해도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내는 데는 성과를 보이겠지만 성장률 관점에서는 기대 눈높이가 다소 낮아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쿠팡 분석리포트를 통해 쿠팡이 올해 매출 31조6010억 원, 영업이익 2850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보다 매출은 18.8% 늘어나고 흑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쿠팡이 매출 30조 원을 넘는다는 것은 의미가 꽤 크다. 유통만으로 매출 30조 원 달성은 유통업계에서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경지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꽉 잡고 있는 국내 양대 유통기업 어느 곳도 단일 계열사에서 연간 매출 30조 원을 낸 적은 없다.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역시 의미가 적지 않다. 2021년까지만 해도 누적 적자 6조 원 이상을 낸 탓에 '지속가능하지 못한 기업'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쿠팡이 이제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돌아서게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전만 하지 못한 상황에서 쿠팡이 과연 어디까지 커질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부호가 새롭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시각은 최근 쿠팡 주가에서도 관찰된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53억3천만 달러, 영업이익 8341만 달러를 냈다고 미국 동부시각 기준 2월28일 발표했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와 비교해 매출이 2.3% 하회한 탓에 쿠팡 주가는 장 마감 이후 6% 넘게 급락했다.

결국 쿠팡 주가는 1일 열린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5.08% 하락한 14.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8% 가까이 급락하기까지 했다.

이는 쿠팡의 성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사가 쿠팡의 흑자전환 여부였다면 이제는 매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김범석 의장이 직접 등장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일본계 투자은행 미즈호 소속 애널리스트는 "현재 한국이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현상이 관찰되느냐"고 물었다.

쿠팡의 매출 성장에 장애가 될 만한 요소에 애널리스트가 집중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쿠팡의 미래가 녹록치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은 "세계적으로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있다"며 "하지만 쿠팡은 보시다시피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쿠팡의 매출 성장 속도가 낮아지는 것은 사실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19에 따라 급격히 덩치를 키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언젠가는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로 쿠팡의 매출 성장률은 2017년 40.1%에서 2018년 62.2%, 2019년 64.3%, 2020년 94.7%로 급격히 높아졌다가 2021년 50.0%, 2022년 27.4%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쿠팡만의 문제도 아니다. 최근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월마트의 실적을 분석하며 아마존과 비교해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의 주요 이해관계자 가운데 하나인 투자자들에게는 쿠팡의 성장성 둔화가 분명한 악재다. 쿠팡 주가가 상장할 때보다 60% 가까이 하락한 15달러대 안팎에 머무는 것은 이런 불안함을 반영하고 있다는 시각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쿠팡이 지난해 3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추가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쿠팡의 한 주주는 해외 투자 커뮤니티에 "성장 둔화는 쿠팡을 가라앉힐 것이다(Slowing growth going to sink this)"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범석 의장은 이런 주주들의 우려와 관련해 아직은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쿠팡이 항상 그랬듯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놓은 상태다.

다만 그는 쿠팡이 이제는 투자에 따른 과실을 충분히 거둘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의장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중장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률로 10% 이상을 제시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7% 이상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 이를 더 높여잡은 것이다.

김 의장은 "우리는 장기적인 마진 목표에 대해 점점 더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작년만큼 극적인 수익이 매 분기마다 실현되지는 않겠지만 우리를 거기에 이르게 할 적절한 동력에 투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 둔화와 별개로 쿠팡은 올해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2023년에도 시장 대비 양호한 성장을 보이며 온라인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다"며 "쿠팡 중심의 이커머스 시장 재편을 예상하며 쿠팡에 대해 긍정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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