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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송도에서 새로운 '빛' 만든다, 안재용 백신 허브 통큰 투자

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 2023-03-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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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사 송도에서 새로운 '빛' 만든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714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안재용</a> 백신 허브 통큰 투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송도에서 회사의 핵심 인프라가 될 글로벌 R&PD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3년 경북 안동에 백신 공장을 건립했다. 이 공장은 영어 단어 '빛(LIGHT)'에서 따온 'L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별세한 박만훈 SK바이오사이언스 부회장이 '백신 생산을 통해 세상의 빛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이다. 

이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밀집한 인천 송도에서 또 다른 빛을 찾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계획한 대규모 연구시설이 바로 새로운 빛이다. 안 사장은 백신 연구개발과 글로벌 협업이 가능한 무대를 마련해 세계적인 백신 허브를 구축하고자 한다.

1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송도에 지어지는 '글로벌 R&PD(연구 및 공정개발)센터'에는 회사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약 3300억 원을 들여 R&PD센터를 2025년까지 준공하고 기존 경기도 판교 본사와 연구소를 이전하기로 했다. 앞서 안동 L하우스 건설에는 약 2천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이 소요되는 것이다. 

2022년 SK바이오사이언스 매출이 4567억 원에 그쳐 2021년보다 50%가량 역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규모는 더욱 눈에 띈다.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줄어드는 등 사업환경이 녹록찮은 상황에서도 안 사장이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까닭은 R&PD센터를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R&PD센터의 구성을 보면 그동안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갖추지 못한 다양한 시설을 포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생물안전등급(BSL) 3등급 연구시설을 들 수 있다.  

생물안전등급이란 감염성 위험이 있는 생물에 대해 유해성 정도에 따라 필요한 시설 및 보호장비를 분류하는 기준이다. 1~4등급으로 구분되며 등급이 높을수록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위험한 병원체를 다룰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존 연구시설은 생물안전등급이 2등급에 불과했다. 때문에 자체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주요 협력기관의 연구시설을 빌려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컸다.

앞으로 코로나19 이외에도 다양한 질병을 공략해야 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로서는 보다 고도화한 연구시설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R&PD센터는 안 사장의 해외 백신 거점 구축 방안인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에서도 일익을 담당한다. 글로컬라이제이션은 백신 수요가 높지만 인적·물적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고도화한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을 이식하는 프로젝트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의 지역에서 협력 상대를 모색하는 단계에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R&PD센터에 설립하는 '오픈랩'을 통해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할 현지 바이오 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시설이 '바이오 학교' 역할도 겸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글로컬라이제이션 이외의 글로벌 연구협력도 R&PD센터에서 이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을 위해 국제백신연구소(IVI),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을 비롯한 여러 국제 단체와 협업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장에서 R&PD센터에 주목하는 부분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등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신사업을 위한 설비도 마련된다는 점이다. 

안 사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코로나19 백신으로 활용된 mRNA 기술을 확보해 자체 백신을 개발한다는 성장 전략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위해 R&PD센터는 신규 연구과제를 수행할 시험 생산시설(파일럿 플랜트)을 갖추고 비임상, 임상 시료를 만들게 된다.

안 사장은 R&PD센터에 적용할 신기술을 들여오는 데 자금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올해 mRNA와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서 각각 최소 1건 이상의 거래를 성사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처럼 송도에 새로운 연구개발 거점을 구축하는 데 노력한다고 해서 생산 측면이 소홀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안동 L하우스의 증설 역시 R&PD센터 건립과 별개로 진행되는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증설이 마무리된 후 L하우스의 생산 역량은 기존보다 5배로 확대된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 위축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잖은 이유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를 통해 강력한 네트워크, 개발 역량을 갖췄기 때문에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 백신 개발 및 생산시설의 글로벌화가 가능하다"며 "이번 송도 R&PD센터 건설을 시작으로 추진중인 인수합병, 글로컬라이제이션 등에서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송도 R&PD센터는 연구부터 상업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센터로써 생산 및 연구개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며 "향후 인수합병을 통한 신사업 진출 시 기업가치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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