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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온실가스 배출량 비트코인 웃돌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응책은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2-20 15: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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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온실가스 배출량 비트코인 웃돌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응책은
▲ 반도체가 생산되고 버려지는 과정에서 상당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아프리카 르완다에 버려진 전자제품들 모습. <플리커>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가 생산되고 버려지는 과정에서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형 반도체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높아지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기업도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에너지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는 18일(현지시각) 반도체 제조 공정은 전기 등 에너지가 대규모로 투입되는 자원 집약적 산업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CO₂)를 포함해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유지하는 데는 대규모 에너지가 집약적으로 사용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2022년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 과정 가운데 제조 공정(35%) 및 난방·전기·냉각장치(45%)에서 가장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IT 산업에서 반도체를 활용할 때도 대량의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은 더욱 늘어난다. 특히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분야는 대용량의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크다.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이 암호화폐의 배출량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데이터 연산을 통해서 채굴하는 방식 때문에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해 지구 대기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2009년 등장한 이후 13년 동안 모두 2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2018년 콜롬비아 국가 전체의 배출량보다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내보냈다.

오일프라이스는 반도체 업계에서 이를 능가하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킬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현재 전 세계 배출량의 최대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일프라이스는 폐반도체 등 전자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상당하다며 대형 반도체기업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기후변화 방지 노력을 촉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전자기기 및 폐전자제품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은 2020년 기준으로 5억8천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과 비교해 약 53% 늘어난 수치다.

이와 관련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030년에는 모두 8억52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것이라는 경고도 이어졌다.

오일프라이스는 해당 연구결과를 인용해 보도하며 기존 전자제품을 재사용하거나 수리하는 것을 포함해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폐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온실가스 배출량 비트코인 웃돌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응책은
▲ 2022년 11월 열린 반도체 기후 컨소시엄 발족 행사에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는 연사들 모습. 좌측부터 질 베르모 데로슈 슈나이더 일렉트릭 수석 부사장, 서현정 삼성전자 DS부문 상무, 존 골라이틀리 ASM  상무, 리차드 우이 ASMPT 차장
국제사회는 이미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도체 업계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합의를 도출했다.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60곳의 COP27회원국은 반도체 기후 컨소시엄(SCC)을 구성하고 2050년까지 반도체 업계가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를 달성하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도 컨소시엄 창립 멤버로 참여하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서현정 삼성전자 DS부문 상무는 당시 SCC 발족 행사에 참여해 “삼성전자는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모든 경영분야의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며 “SCC 멤버 기업들과 함께 기술을 지속가능케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서 기후변화 방지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에는 태워 없애던 웨이퍼 연마 소모품이나 필터류 등 제품을 분리해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반도체 사업장 폐기물 재활용률 99.5%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SK하이닉스도 2020년부터 'RE100'에 가입하고 온실가스 저감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기후그룹과 글로벌 환경경영 인증기관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추진하는 국제캠페인 RE100은 2050년까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RE100 달성을 위해 신재생 에너지를 조달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모두 1300만 톤에 이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객사에 인증을 받기 위해 생산하는 샘플용 반도체를 폐기하는 대신 장애인 사업장에 기증하거나 전력 소모량이 적은 반도체 기술을 DDR5 D램 등 제품에 적용하는 대응책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에너지 절감량, 폐기물 재활용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2021년 기준 폐기물 재활용률은 98.3%로 2018년 대비 약 8%포인트 늘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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