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헬릭스미스 최대주주 교체를 둘러싼 사측과 소액주주 사이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인 법적 다툼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양쪽의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만간 다시 개최될 임시주주총회도 순탄한 진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17일 헬릭스미스는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일부 관계자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주식 대량보유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등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는 이유다.

자본시장법은 주권상장법인의 주식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사람은 보유 상황과 보유 목적을 거래소에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공동보유자도 보고 의무를 진다. 만약 보유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 경우 보유 주식 중 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헬릭스미스는 앞서 1월31일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들이 모은 지분 8.9%에 대해 대량보유 보고 의무를 어겼다고 보고 5%를 넘는 3.9%에 대한 의결권을 제한한 바 있다. 주주들이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만큼 보고 대상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단순히 여러 주주로부터 주주총회 의결권을 위임받았을 뿐 자본시장법상의 공동보유로 볼 수 없다며 사측이 법을 무리하게 해석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헬릭스미스는 15일 소액주주 추천 사내이사 3명에 대해서도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이사회 자료를 공시 이전에 특정 집단의 주주에게 유출해 주식거래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변경수 헬릭스미스 소액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어차피 3월15일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수사 진행이 안 되니 이판사판 던져나 보자는 것인가"라며 "우리 이사들이 회사 출입하는 게 거슬리기 짝이 없는데 당연히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측도 사측에 법적 대응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소액주주 측은 헬릭스미스가 1월31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주주 출입을 막고 투표 결과도 공개하지 않는 등 졸속으로 안건을 처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에 참석자 명부와 투표용지를 비롯한 임시주주총회 관련 자료에 대한 증거보전을 신청했다. 

다만 법원은 증거보전 사유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6일 소액주주 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이처럼 헬릭스미스 사측과 소액주주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만큼 3월 임시주주총회 역시 양쪽의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헬릭스미스를 둘러싼 분쟁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사측으로부터 헬릭스미스 지분을 넘겨받아 최대주주에 오른 데서 비롯됐다. 헬릭스미스 사측은 카나리아바이오엠과 협력을 통해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 개발 등 바이오사업 관련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소액주주 측은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 헬릭스미스의 자산이 유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반대 의견이 얼마나 많은지는 1월31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드러났다. 당시 카나리아바이오엠 측이 내세운 사내이사 후보가 헬릭스미스 이사회 합류에 실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측과 소액주주 측의 충돌이 빚어져 주총이 1박2일 만에 마무리되기도 했다.

하지만 카나리아바이오엠 측의 경영 참여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헬릭스미스가 3월15일 또 임시주주총회를 연다고 3일 밝혔기 때문이다. 의안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카나리아바이오엠 측 이사 후보의 선임이 다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액주주 측은 연속해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를 '벼락 임총'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