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기업가치 증대 전략에 따라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순조롭게 체질 전환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기업 SK오션플랜트(삼강엠앤티)가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재생에너지시장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신사업 체질개선 순항, 기업공개 환경은 아쉬워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체질전환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 전략에 순항하고 있다. 다만 기업공개(IPO)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올해로 목표한 상장 시점을 두고는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공개(IPO)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올해로 목표한 상장 시점을 두고는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신용평가사 분석 등을 종합하면 SK에코플랜트는 환경과 해상풍력 등 사업다각화로 건설부동산 경기 대응력이 높아진 데 더해 미래 성장가치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최근 SK에코플랜트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SK에코플랜트 다각화 투자는 건설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춘 환경사업과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상풍력 및 연료전지사업 등으로 분산한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박 사장이 재무부담을 감수하고라도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을 밀어붙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실적 부분에서 플랜트사업을 분할해 떼어내면서 줄어든 매출규모를 환경에너지 신사업이 채워주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환경에너지부문 매출 비중이 17% 수준으로 증가해 회사가 지난해 초 설정한 목표를 달성했다.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부문에서 인수한 굵직한 기업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이익 기여도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사명에도 ‘SK’를 붙이면서 본격적으로 한 식구가 된 SK오션플랜트가 대표적이다. 2022년 매출 6918억 원, 영업이익 719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SK오션플랜트는 2019년 매출 3845억 원, 2020년 4272억 원, 2021년 5031억 원에 이어 지난해 7천억 원 가까운 매출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사명 변경과 함께 2023년 이후 1조 원 안팎의 매출구조를 갖출 것으로 자신하면서 기업가치를 현재 1조 원 수준에서 5년 안에 5조 원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해상풍력발전시장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분야에서 회사의 기술 경쟁력, 시장 입지를 고려하면 SK오션플랜트의 성장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오션플랜트가 성장할수록 모기업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박 사장은 이미 SK오션플랜트 인수 뒤 글로벌 해상풍력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서 미래 먹거리 확장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해상풍력은 신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글로벌 투자가 활발한 영역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풍력 설치용량은 2018년 23GW 수준에서 2030년 228GW, 2050년 1천GW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2050년까지 약 3500조 원이 투자금이 몰린다는 계산도 나온다.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해상풍력 강국인 덴마크 코펜하겐을 직접 방문해 해상풍력 컨설팅·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코비(COWI)와 해상풍력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적극적 행보를 보였다. 세계 최대 풍력터빈 제조기업인 베스타스 생상조립공장도 방문했다. 

베스타스는 올해 1월19일 한국에 3억 달러(약 3700억 원) 규모의 투자에 나선 기업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도 한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SK에코플랜트는 베스타스 이번 투자와 직접적 연관은 없다. 하지만 베스타스가 풍력터빈 제조뿐 아니라 해상풍력 사업개발에도 나서고 있고 해상풍력발전단지에 베스타스의 풍력터빈, SK오션플랜트의 하부구조물 등이 모두 필요한 만큼 전략적 협업 관계를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에코에너지부서 아래 글로벌에너지담당, 미주사업담당, 분산에너지사업담당 조직을 신설하면서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글로벌시장 선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SK오션플랜트 인수 외에도 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으로 SK에코플랜트를 국내 수처리 시장점유율 26%, 소각 시장점유율 23%를 차지하는 환경업계 선두 기업으로 키워냈다.

향후 기업공개(IPO)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기반을 어느정도 마련해 놓고 있는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12월 조성옥 CFO센터장을 사내이사에 신규선임하는 등 조직 내부적으로도 올해 기업공개 추진을 위한 채비를 본격화했다.

다만 박 사장이 기업공개 추진 동력을 탄탄하게 채워가고 있는 것과 별개로 기업공개 시기는 증권시장 상황 등 외부 여건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공개 시장은 조 단위 기업가치를 노리는 ‘대어급’ 기업들이 결국 상장 철회를 선택할 정도로 시장이 위축돼 있다. 

올해 1월 컬리부터 케이뱅크, 골프존카운티,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이 상장을 철회했고 최근에는 기대를 모았던 오아시스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계획을 물렸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13일 SK에코플랜트 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누적 투자금액이 2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적극적 투자기조로 앞으로 자본확충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여부가 핵심 이슈”라며 “2023년 말 예정된 기업공개 성사여부 및 이를 통한 자금 확보수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구체적 상장 시기는 국내외 경제, 증시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