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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이재용, '같은 듯 다른' 바이오사업 경쟁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07-12 15: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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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60) 코오롱그룹 회장과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오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차이점도 있는데 삼성그룹이 이른바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는 데 비해 코오롱그룹은 당장 돈이 되지 않아도 한우물을 뚝심있게 파고든다.

  이웅열 이재용, '같은 듯 다른' 바이오사업 경쟁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삼성그룹은 2010년 바이오사업을 미래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선정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양축으로 이 분야에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코오롱그룹이 바이오사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앞선 1999년인데 17년 만에 코오롱생명과학이 최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바이오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통해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인보사’의 국내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내년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으면 코오롱그룹이 자체 개발한 ‘바이오신약 1호’가 된다.

인보사는 무릎 관절에 주사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이어서 시술이 간편한 점이 특징이다.

코오롱이 인보사 판매허가를 신청하기까지 꼬박 17년이 걸렸다.

이웅열 회장은 이 과정에서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오랜 기간 적자를 감내해가며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인 이 회장의 뚝심과 집념이 밑거름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 바이오사업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보고 199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바이오기업 티슈진을 설립하는 등 코오롱그룹의 바이오사업을 직접 이끌어 왔다.

이 회장은 연구진이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끝까지 가보라’며 독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8년까지 생산시설 건설과 후속 신약 개발 등 바이오사업에 1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의 경우 개발기간이 길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그룹 차원의 지원이 크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인보사의 기술수출 가치가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세계적으로 매년 6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시장은 365억 달러 규모(약 42조 원) 매년 3% 이상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인보사가 시판될 경우 연간 매출액이 9천억~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사업을 반도체와 휴대폰을 잇는 삼성그룹의 새로운 ‘히트상품’으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삼성그룹 입장에서 바이오사업이 3대 주력사업인 전자와 금융업과 시너지를 내기도 용이해 성공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이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사업재편에 속도를 높여왔다.

  이웅열 이재용, '같은 듯 다른' 바이오사업 경쟁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부회장이 특히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사업의 경우 △ 반도체사업과 유사하게 대규모 투자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해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 △ 시장안착 뒤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신사업전략의 방향과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그룹은 바이오사업을 맡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계열사로 배치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인천 송도에 바이오의약품 3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향후 약 3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2018년 3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이 36만L로 늘어나 단숨에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이 된다.

삼성그룹은 현재 1천억 원 수준인 바이오사업의 매출규모도 2020년 1조 8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을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산하에 배치한 것은 그만큼 높은 자신감과 의지를 품고 있다는 뜻”이라며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역사에 반도체와 휴대폰 성공신화를 남긴 것처럼 이 부회장이 바이오사업으로 새 역사를 쓰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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