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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롯데도 수소 강자? 롯데정밀화학 롯데케미칼 암모니아 주도권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1-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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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롯데그룹과 수소경제는 언뜻 낯선 조합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만약 롯데그룹이 수소경제의 숨은 강자가 될 수 있다면 어떨까?

롯데를 떠올리면 과자, 아이스크림, 백화점, 마트, 아파트 브랜드가 가장 먼저 연상된다. 수소와 무슨 관계가 있나 싶기도 하다.

그나마 화학 회사인 롯데케미칼이 수소와 접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롯데화학은 아직은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너무 압도적이라 수소나 신사업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케미칼은 국내 주요 화학업체 가운데 변신에 가장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최근 부진한 실적으로 실망을 안기기도 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건설의 재무 불안정성 때문에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의 수소 사업 비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이유는 수소 운반 수단으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암모니아를 통해 수소산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수소는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연료이지만 저장과 운반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암모니아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원래 암모니아 제조에 수소가 들어가고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이 때문에 암모니아를 만드는 데 들어간 수소가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졌다면 암모니아 역시 친환경 연료인 셈이다.

그리고 운반하는 데 까다로웠던 수소에 질소를 결합해 암모니아로 만들면 운반이 쉬워지는 마법 같은 일이 생긴다. 그래서 암모니아가 수소경제를 꽃 피게 할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수소시대가 열리면 암모니아는 큰 돈을 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면 롯데와 암모니아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롯데그룹의 화학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암모니아 유통의 7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뿐만아니라 아시아 기준으로도 암모니아 1위 유통기업으로 평가되고 글로벌 기준으로는 3위권 암모니아 구매자다.

기존에 암모니아 유통을 담당했던 1위 회사로서 매출 확대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암모니아 관련 저장탱크 등의 시설과 인프라를 이미 갖춰놓았고 재료를 다루는 기술과 경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정부의 에너지 계획을 살펴보면 2030년까지 화석연료와 암모니아를 혼합하는 방식을 적용한 석탄발전소를 24기로 늘릴 예정이다.이에 따라 암모니아 수요는 현재 약 140만 톤에서 2030년 약 10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정밀화학이 암모니아 장기 수요 증가에 따라 반사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앞으로 암모니아 유통 노하우가 부각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암모니아 유통 부문은 향후 수소시대에 암모니아가 창출할 가치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화석연료가 수소로 대체되고 그 수소의 운반 매개체로 암모니아가 다량 활용될 미래에는 암모니아와 연관된 많은 사업기회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리고 롯데그룹은 암모니아 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그룹 내 암모니아 밸류체인을 내재화하며 이 기회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

암모니아 밸류체인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일단 암모니아의 원료가 되는 수소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 다음에는 수소와 질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만드는 공정이 요구된다.

그 뒤 암모니아를 필요처에 운반하면 암모니아는 필요한 곳에 공급되고 그 중 상당 분량은 다시 수소로 재추출해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롯데케미칼은 국내외에서 수소와 암모니아를 만드는 역할을 담당한다. 석유화학 기반의 전통 화학사업을 주로 했던 만큼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하되 탄소를 포집해 가급적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방식 등이 많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 부족한 부분은 국내외 협력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빈틈을 메꿔나가면 된다.

롯데케미칼이 수소·암모니아 분야에서 동맹을 맺은 회사들을 살펴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디아람코, 프랑스의 에어리퀴드, 일본 스미토모상사, 한국의 SK가스, 포스코, 삼성엔지니어링 등 면면이 화려하다.

이런 동맹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수소를 직접 만들고 또 이 수소로 암모니아를 만들게 된다.

그 다음은 운송이다.

롯데그룹에는 국제 운송 능력을 갖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있다. 이 회사가 암모니아의 운송을 담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암모니아를 다시 수소로 추출하는 작업이 남았다.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얻는 방법은 크게 열분해와 광분해가 있다.

암모니아를 질소와 수소로 분리하기 위해 열을 가하는 게 열분해로 이 방식은 연속공정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대규모 생산에 유리하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은 2021년 말부터 국책과제로 열분해 기술개발을 하고 있고 하루 2톤 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플랜트 개발과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이들은 광분해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전기로 설비를 작동하기 때문에 설비 가동에 필요한 시간이 짧아 빠른 가동이 가능하고 중소규모 수소 생산에 유리하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뿐 아니라 미국의 시지지, 일본 스시토모상사 등과 함께 공동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소경제는 아직 초기단계다. 암모니아 기반의 수소사업 역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라 할 수 있다.

수소경제를 앞당기는 열쇠로 암모니아가 주목을 받고 있고 그 암모니아에서 경쟁력이 있는 롯데그룹은 수소경제의 숨은 강자가 될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주요 화학 기업 가운데 가장 변화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럼데도 롯데의 암모니아 사업과 암모니아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여기서 진정한 수소경제의 강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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