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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현, SK텔레콤의 성장전략 출발부터 흔들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6-07-05 16: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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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불허 방침을 결정하면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 합병으로 플랫폼사업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출발부터 흔들릴 공산이 커졌다.

CJ헬로비전도 매각이 무산되면 수익성은 물론이고 성장가능성에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 플랫폼사업 확대 좌초 위기

5일 업계에 따르면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2018년까지 SK텔레콤을 플랫폼사업자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공정위의 인수합병 불허 결정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장동현, SK텔레콤의 성장전략 출발부터 흔들  
▲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장 사장은 SK텔레콤의 통신사업과 함께 전문 자회사를 통해 방송과 모바일사업 등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100조 원 이상으로 키우려 했지만 출발부터 제동이 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장 사장은 CJ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방송통신 생태계를 선도적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도 틀어지게 됐다.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방송 가입자 335만 명을 확보했고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 가입자 415만 명을 보유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해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할 경우 전국 기준으로 유료방송사업 합산 점유율이 26.3%가 돼 단숨에 KT에 이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장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유료방송 플랫폼에서 덩치를 키운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뒤 5년 동안 미디어 콘텐츠사업 등에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동'으로 이 모든 계획이 흔들리게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한 뒤 콘텐츠와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유료방송사업을 확장하려 했다”며 “이번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으로 계획이 좌절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보고서를 검토해 향후 대처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할 소명자료를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SK텔레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따라 행정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 CJ헬로비전, 강력 반발

CJ헬로비전도 매각이 불발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CJ헬로비전은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새로운 성장의 계기로 삼으려 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방송시장에서 점유율 2위 기업이기 때문에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장동현, SK텔레콤의 성장전략 출발부터 흔들  
▲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
CJ헬로비전은 케이블방송의 경쟁력이 점점 약화하면서 실적이 후퇴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영업이익은 2013년 1158억 원에서 지난해 1050억 원으로 줄었다. CJ헬로비전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4.9%, 6.6% 감소했다.

국내에서 케이블방송 가입자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40만 명이 줄었다. 반면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인터넷방송의 가입자수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이번 공정위의 판단이 케이블방송사업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의 중심이 인터넷방송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케이블방송사업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막는 조치라는 것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업계는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심사 결과는 이런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를 사실상 막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은 심사가 늦어진 데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CJ헬로비전은 심사가 지연되면서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사업계획 진행에서 차질을 빚는 등 수익성과 성장가능성이 모두 낮아졌다”며 “7개월여 동안 고용불안에 시달린 직원들이 이번 결정으로 입게 된 타격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뿐 아니라 최대주주인 CJ오쇼핑도 사업에 악영향을 받게 됐다.

CJ오쇼핑은 CJ헬로비전 지분 매각대금 5천억 원을 글로벌 브랜드 인수 등 글로벌사업을 확대하는 데 투자하려 했지만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 SK텔레콤 CJ헬로비전, 주가도 하락세

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이 알려지면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주가는 하락했다. 인수합병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투자 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의 주가는 4일보다 1.14% 하락한 21만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CJ헬로비전의 주가는 4일보다 13.33%나 급락했다. CJ헬로비전의 최대주주인 CJ오쇼핑 주가 역시 3.92% 하락한 채로 장을 마쳤다.

반면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 주가는 상승했다. KT 주가는 3만200원으로 4일보다 0.5% 올랐다. LG유플러스 주가도 4일과 비교해 0.47% 상승한 채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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