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신영자 최은영, 2세대 여성오너의 씁쓸한 잔혹사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6-07-05 15:52:05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신영자 최은영, 2세대 여성오너의 씁쓸한 잔혹사  
▲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일 오전 검찰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현정은 신영자 이어룡 이부진 정성이 최은영.

올해 등기임원 보수공개에서 지난해 10억 원 이상을 받은 여성경영인 순위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45억3200만 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이 32억6799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24억9000만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20억3100만 원), 정성이 이노션 고문(14억8078만 원),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11억2200만 원) 등으로 이어졌다.

한 해 보수가 10억 원이 넘는 이들은 모두 재벌가 출신으로 이른바 ‘오너’ 여성경영인이다.

현정은 회장과 이어룡 회장, 최은영 회장은 재벌가에 시집와 남편의 유고로 경영일선에 나선 경우다. 신영자 이사장과 이부진, 정성이 사장은 재벌가의 딸로 태어나 경영에 참여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연봉 ‘상위6’를 형성한 여성경영인들 가운데 3명이 현재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신 이사장은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수사와 관련해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4일 신 이사장에 대해 배임수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 입점업체로부터 뒷돈 30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개인기업인 BNF통상을 운영하면서 회삿돈 40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딸들을 임원으로 등록해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이사장은 이런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롯데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정황으로 볼 때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 이사장은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재계 오너 여성경영인의 ‘맏언니’뻘이다.

신 이사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로 재계 2세 여성경영의 서막을 일찌감치 열어젖힌 인물이다.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롯데그룹을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통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막후실세로 평가돼 왔다.

신 이사장은 재벌그룹 총수의 딸이란 화려한 이면에 굴곡진 인생을 살아왔다.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가 새로 결혼한 아버지 때문에 국내에서 사실상 소녀 가장 역할을 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혼해 1남3녀를 뒀으나 이혼했다.

이런 개인적 아픔을 극복하고 1970~1980년대 보수적 재계 풍토에서 2세 여성경영인으로 드물게 기업경영에 참여해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유통업계의 ‘대모’라는 별명도 얻었다.

신 이사장은 기업인으로서 경력이 개인비리로 하루 아침에 무너지게 된 것이다. 현재 드러난 신 이사장의 횡령액은 70억여 원이다. 적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가 소유한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과 자산, 보수 규모 등에 비춰보면 ‘잔돈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신 이사장의 비리혐의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재벌가 상속녀의 탐욕과 무지에 대한 실망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신영자 최은영, 2세대 여성오너의 씁쓸한 잔혹사  
▲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 전 내부정보를 이용해 주식매매를 해 손실을 회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검찰의 영장청구가 기각되면서 구속은 면했으나 검찰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뜻을 밝혔다.

최 회장이 주가하락을 대비해 미리 보유주식을 팔아 회피한 손실은 1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이 주식, 부동산 등을 통해 보유한 재산추정액은 1850여억 원이다. 그가 한진해운에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받은 보수만 해도 97억 원이나 된다.

결과적으로 최 회장 역시 10억 원에 불과한 이득을 위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너무 많은 것들을 잃을 처지로 내몰리게 된 셈이다.

신 이사장이나 최 회장의 경우 국내 재계 2세대 여성경영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들은 제대로 된 경영수업을 거치지 않고 재벌 총수의 딸이나 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영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의 경우와 다르지만 현정은 현대상선 회장 역시 이런 점에서 결과적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현 회장은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유고로 2003년부터 현대그룹을 이끌어왔으나 현대상선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기업경영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회사인데 이르면 8월 안에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현대증권에 이어 현대상선까지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사실상 현대아산과 현대엘리베이터 등을 계열사를 둔 소그룹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현 회장은 포브스가 선정한 100대 여성경영인에 뽑히며 재계 오너 여성경영인으로서 인정받기도 했지만 현대그룹 위기로 경영능력에 의문이 생겨났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에서 2세대에 해당하는 여성경영인들은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 좋게 기업경영에 나선 경우가 많다"며 "결과적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위기를 맞아 여성경영인 잔혹사로 남게 돼 씁쓸함과 함께 재벌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최신기사

국수본 특별수사단 대통령실 압수수색 불발,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로 확보
국수본·공수처·국방부 공조수사본부 출범, "중복수사 혼선과 비효율 해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2026년까지 자회사로 운영 뒤 통합
삼성전자 노조 윤석열 탄핵 집회에 동참, "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맞설 것"
태영건설 137억 규모 유상증자 추진, 출자전환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
국내 3대 신용평가사, LGCNS 신용등급 전망 'AA- 긍정적' 상향 조정
현대차그룹 유럽 4위 '위태', 토요타 하이브리드 약진에 소형 전기차로 맞불
윤석열 내란 혐의로 대통령실 7년 만에 압수수색, 경호처 거부로 차질 빚어
[오늘의 주목주] '경영권 다툼 소강국면' 고려아연 8%대 내려, 신성델타테크 18% 급등
한덕수 "12·3 계엄 선포 전 정상적 국무회의 운영되지는 않았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